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반전도 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가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롯데는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20-2 대승을 거두고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물론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건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가을 야구를 실현한 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롯데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가히 한편의 '반전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롯데는 개막과 동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해 홈런 26개로 거포 본능을 일깨운 홍성흔은 35경기 동안 홈런 1개도 치지 못했다. 이대호의 발목은 여전히 불편했다. 뒷문은 여전히 불안해 고원준이 '롱 마무리'로 나서는가 하면 외국인투수 브라이언 코리도 연일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양승호 감독은 나름 야심작으로 내놓은 것이 결과가 좋지 않아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양승호 감독이 "30타석까지는 기회를 준다"던 이승화는 정말 그때까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고 3루수로 변신했던 전준우는 결국 얼마 가지 않아 중견수로 원위치했다.
5월에는 5할 승률에 도달할 정도로 상승세를 탔지만 6월에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때 4강 다툼을 하던 LG에 6.5경기차로 뒤져 가을 야구는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였다.
급기야 팬들은 무관중 운동을 벌였다. 그들의 타겟은 SK와의 후반기 개막 3연전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3연전 마지막 날이었던 7월 26일 사직 SK전을 6-4로 승리하면서 6연승을 질주했다. 팀 승률은 5할을 넘어섰고 그 사이 김사율은 세이브 4개를 거두면서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이후 롯데는 8월에 4연승 후 1패로 숨 고르기를 한 후 다시 5연승을 거두며 완연한 상승세에 접어 들었다.
'초보 사령탑' 양승호 감독은 시즌 초 시행착오를 겪으며 난항을 거듭했으나 이를 빨리 인정하고 제 자리로 돌려 놓았다. 이후 양승호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손아섭은 3번타자로 나서 공격적인 성향을 마음껏 뽐냈고 전준우의 1번 변신 역시 성공작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김사율은 마무리투수로 생애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8월 중 양승호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한다"라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은 롯데에게 날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준플레이오프의 악몽'을 아예 생략시킨 건 분명 롯데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 과연 가을 야구에서도 롯데가 어떤 드라마를 펼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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