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KIA 타이거즈 - 70승 63패 시즌 4위
[총평] 비를 피하지 못한 호랑이의 뼈아픈 부상과 부진
'움직이는 돔구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KIA는 올 시즌 가장 많이 비를 피해 다녔다. 오죽하면 우천 연기된 잔여경기 수가 넥센과 두산의 절반인 16경기 였을까. 비를 피하지 못하면서 휴식을 얻지 못한 KIA 선수들은 정규시즌 전반기를 1위로 마쳤던 위엄은 온데간데없고,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부상 전까지 KIA 테이블세터로서 팀 공격력에 물꼬를 터줬던 김선빈이 지난 7월 5일 넥센 알드리지의 타구에 맞아 코뼈와 윗잇몸뼈가 골절되면서 6주 진단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최희섭(7월 26일,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상), 김상현(7월 29일 광대뼈 함몰), 이범호(8월 7일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 등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투수진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즌 전 윤석민-로페즈-트레비스-양현종-서재응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과 6선발의 후보로 거론돼왔던 김희걸, 박경태 여기에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 심동섭 등 든든한 불펜진들이 버티고 있어 정규시즌의 전망을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밝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IA 투수진들은 여의치 않았다. 정규시즌 전반기 승수 쌓기 바빴던 KIA의 원투펀치가 8월에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로페즈는 늑연골 염증부종으로 엔트리에서 제외 됐고, 불펜진들의 컨디션 난조로 뒷문이 활짝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 KIA는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면서도 2011시즌 4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은 건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은 돌아보며 "선수들의 부상이 무엇보다 아쉽다"며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조 감독은 "포스트 시즌에 진출 한만큼 최선을 다해 승리 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HOT플레이어] 윤석민 (27경기 등판 17승 5패 1세이브 178탈삼진 2.45의 평균 자책점)
올 시즌 KIA의 별은 윤석민이었다.
2005년 2차 지명 1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중간과 마무리로 방어율 4.29, 7세이브를올리며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2006년 팀의 마무리 투수로 5승 6패 19세이브, 방어율 2.28을 기록하며 윤석민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알렸다.
2009년 시즌에 WBC 후유증과 아킬레스 건 부상으로 정규 이닝을 채우지도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지만, 시즌 막판 8월에 단숨에 전 구단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2,6차전에 선발로 나와서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7탈삼진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어 2차전 MVP로 선정되어 팀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순탄 할 것만 같았던 그의 프로 생활에도 당연히 고비는 있었다.
작년 8월 15일 광주 롯데전에서 홍성흔의 왼쪽 손등에 공을 맞혀 골절상을 입게 해 사실상 그를 시즌 아웃시켰다. 또 같은 달 24일 사직 롯데전 9회말 2사 타석에 오른 조성환의 헬멧에 공을 맞혀 조성환이 어지러움을 호소, 병원 정밀 검사 결과 뇌진탕 판단을 받은바 있다.
분명 빈볼성은 아니었지만 관중들의 오해로 사태는 커졌고, 이날의 상처로 윤석민은 공황장애를 겪는 등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올 시즌 그는 이런 아픔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윤석민은 27경기 등판해 17승 5패 1세이브 178탈삼진 2.45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 트라플 크라운과 더불어 승률 부문 1위를 차치하며 1991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 타이틀 획득을 이뤘다.
올해 아픔을 딛고 성장한 그에게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PS 전망] 조갈량의 힘을 보여줘
2011 포스트 시즌 참가 팀 중 유일하게 KIA 수장 조범현 감독은 포스트 시즌 경험자다.
그것도 단순한 경험이 아닌 지난 2009년 지난해까지 하위를 맴돌던 KIA에게 단숨에 우승트로피를 선물한 사람이다.
올 시즌 전반기 이범호의 영입으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던 타선과 윤석민-로페즈의 활약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보여왔던 KIA가 주축 선수들의 부진을 깨끗이 씻어 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우승까지도 노려 볼 수 있는 강한 팀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타선의 중심 역할을 했던 이범호가 복귀 후 실전 감각 부재를 겪고 있고, 거포 최희섭과 김상현의 부진, 그리고 대책 없이 열리는 뒷문이다.
조범현 감독은 6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이미 준 플레이오프에 대한 구상은 마쳤다"며 "선수들의 컨디션도 많이 돌아오고 있어 긍정적이다"라고 전했다.
KIA 에이스 윤석민도 "컨디션은 무척이나 좋다"며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기에 SK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을 꼭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경험'은 돈를 주고도 사지 못할 만큼 소중한 것이다. 2009년 호랑이 군단을 승리로 이끌었던 조범현 감독의 전술이 올해에도 제대로 먹힌다면 KIA는 우승까지 바라 볼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이다.
[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후 KIA 선수단·아래 윤석민.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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