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값을 해냈다.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회 2아웃까지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을 최소화했다. 4⅔이닝 4피안타 0탈삼진 3사사구 1실점.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올시즌 막판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던 김광현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호투를 펼치며 이번 맞대결 기대감을 높였다. 김광현은 3일 대구 삼성전에서 6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는 등 4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여기에 그는 데뷔 이후 KIA에 줄곧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자타공인' KIA 킬러였다. 김광현은 KIA전에 통산 21경기에 나와 12승 4패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했다. 데뷔 첫 승도, 첫 완봉승도 모두 KIA전이었다. 김광현 역시 이번 등판을 앞두고 "나는 항상 KIA전에 강했고 준 플레이오프 때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실점은 많지 않았지만 KIA 킬러라는 명성에는 한참 부족했다. 김광현은 1회부터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연속 볼 4개를 던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김선빈의 희생번트 시도는 2루에서 선행주자를 아웃시켜 1사 1루.
김광현은 다음타자 이범호에게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다. 그 사이 1루 주자 김선빈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하지만 박재상-박진만으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로 김선빈을 홈에서 아웃시키며 김광현은 한숨을 돌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도 나지완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1회를 우여곡절 끝에 무실점으로 마감했다.
실점 위기를 넘기자 이후 안정을 찾았다. 김광현은 2회 김상현-안치홍-최희섭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공도 단 10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3회들어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며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선두타자 차일목에게 내야안타,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와일드피치가 나오며 2, 3루로 변했고 김선빈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차일목과 김선빈에게 파울홈런 두 차례를 맞을 정도로 공의 구위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4회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김상현과 안치홍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가 됐다. 하지만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최희섭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차일목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5회는 깔끔했다. 박기남과 이용규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후 이만수 감독대행은 마운드로 올라와 김광현을 내려보냈다.
투구수 88개 중 스트라이크가 52개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탈삼진이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김광현은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정대현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투구내용에서는 'KIA 킬러'라는 명성에 부족했지만 그 속에서 한층 성숙해진 김광현도 볼 수 있는 이날 등판이었다. 두 차례 번트 수비를 깔끔히 성공,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며 위기를 사전차단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김광현. 사진=문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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