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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배선영 기자] '쉬리'로 한국영화 천 만 관객의 시대롤 열고, '태극기 휘날리며'로 또 다른 천만 영화를 양산해낸 강제규 감독의 7년만의 귀환, 영화 '마이웨이'가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현장에서 8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베일을 일부 벗었다.
8일 오후 4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CGV 센텀에서 영화 '마이웨이' 제작보고회가 잔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강제규 감독을 비롯, 주연배우 한국의 장동건과 일본의 오다기리 조, 중국의 판빙빙 등이 자리했다.
영화 '마이웨이'는 '태극기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한국의 장동건과 일본의 오다기리 조, 중국의 판빙빙 등이 출연하는 한중일 합작 영화다. 세계 2차대전이라는 시간적 배경 속에, 이념적 충돌의 상징이 돼버린 한중일 세 남녀의 비극적 운명과 그 속의 우정, 갈등, 사랑을 그린 일종의 대서사시다.
인터넷에 떠도는 독일 군복을 입고 있는 동양인의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는 이번 영화에 대해 강제규 감독은 "4년 전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고 처음에는 선뜻 결정하지 못했지만, SBS 다큐멘터리 3부작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라며 "크게 울림이 와 밤에 잠을 못 잤다. 결국 직접 연출을 해야겠다 결심한 것이 2년 반 전이다"라고 밝혔다.
영화 제목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한 노래 제목이라 반대도 많았지만, 내가 걸어가야할 길, 우리가 가야할 길을 의미하며, 또 이 영화는 마라톤과 꿈에 대한 이야기이지 않나. 준식이 달려가야할 길, 걸어가야할 길, 우리가 같이 가야할 길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대목인 제작비와 관련, 강제규 감독은 "전체 제작비의 80%는 국내 SK와 CJ가 투자했다. 나머지 10%는 중국에서 투자했다"라며 "순수제작비가 280억 정도 된다"라고 밝혔다.
또 영화 속 허구와 실제 사건의 비율에 관한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인물이 움직이는 동선 속에서 파생되는 모든 일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허구라면 마라톤 부분이 그러하다"라고 답했다.
강 감독은 "세계2차 대전이라는 배경 속 한중일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어떻게 다뤘나"라는 질문에 "아무래도 민감한 문제다. 결국 이 영화는 어떻게보면 가해자나 피해자를놓고 극화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묻혀 그 속에서 꿈을 잃지 않는 한 인간과 그 꿈 때문에 용서하고 이해하는 휴먼이 베이스에 깔려 있다. 그러니 그런 부분과는 본질적으로 괘를 달리하는 영화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세 배우는 총 8개월의 영화 촬영 기간 동안 서로 다른 국적으로 언어소통에도 많은 불편함이 있었겠지만 입을 모아 서로를 칭찬하기도 했다.
먼저 장동건은 "나름 한 번의 경험이 있기에 촬영 들어가기 전에 김인권을 비롯한 배우들이 (전쟁신에 대해) 내게 많은 조언을 구해왔다. 그때는 잘난 척 하면서 설명해줬다. 마치 전투를 한 번 겪은 고참 선배처럼"이라며 "그러나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내가 가장 많이 놀랐다. 예상의 몇 배 되는 화력과 규모 때문에 '태극기 휘날리며' 때와 다른 기술적인 진보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다기리 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도 그렇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배우로서의 임무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진 분이어서 서로 마음이 잘 통했다"라고 밝혔다.
유일한 여배우, 판빙빙은 "아무래도 전쟁신이 많아 여배우로서 힘든 작업이었다. 특히 폭발신과 사격신이 많아 처음에는 겁도 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겁내지 말자 했다"라며 "그 과정에서 유일하게 배운 한국말이 '피곤해요?'라고 묻는 말이다. 내가 많이 지칠 때마다 장동건씨가 와서 '피곤해요?'라고 다정하게 물어봤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안 피곤해요'라고 대답하는 법도 배웠다. 힘든 과정 중에서도 두 배우들이 잘 해줬고, 감독님 역시도 연기자들을 보호해줘서 오히려 중국의 다른 동료 여배우들이 날 부러워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극중 실력있는 마라토너로 등장하는 오다기리 조는 이번 역할을 위해 마라톤을 연습하다 일본에서 열린 실제 마라톤 대회에까지 참가하게 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견뎌야지 하고 버텨나갔다"라며 "마라톤은 한 번 해봤더니 즐거워서 본의 아니게 대회까지 갔다. 건강에도 좋은 운동이라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동건에 대해서는 "장동건은 정말 훌륭한 배우다. 연기할 때 배려하는 마음이 전달될 정도였다. 미묘한 부분까지 서로 이해하고 있구나 느끼게 됐다. 그래서 만약 내가 여자였다면 반할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여도 반할 정도였으니까. 언어 문제는 연기에 큰 문제가 안 됐다. 오히려 문제가 된다면 성격이 문제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장동건은 완벽하게 이상적인 배우의 남자다. 그래서 잘 절 리드 해주셨고 감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웨이'는 오는 12월 국내 개봉예정이다.
[강제규 감독(왼쪽 위, 시계??향으로) 장동건 판빙빙 오다기리조.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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