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나도 고생 끝이었으면 좋겠다. 다 줘도 기간을 안주네…."
프로농구 시범경기 개막 전, 안양 KGC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올시즌 베스트 선수 구성을 맞추고도 대표팀 차출로 손발을 제대로 못 맞춘 데에 따른 푸념 섞인 말이다.
당시 이상범 감독은 올시즌 선수 구성에 대해 "나도 내 팀이 어디까지인지 모른다. 다른 팀들은 비시즌에 연습게임을 통해 팀에 대한 감을 잡겠지만, 우리는 그 조합을 실전에서 찾아야 한다. 사실 모험 아닌 큰 모험을 해야 하는 처지다"며 걱정스럽게 답했다.
실제로 그랬다. 인삼공사는 주축 선수인 양희종, 박찬희, 오세근이 세 차례나 되는 국제대회 차출로 비시즌 내내 팀을 떠나 있었다. 이상범 감독은 "나도 TV에서 우리 선수들을 봤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은 9월 말에야 팀에 합류했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올시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신인 오세근이 허리와 발목 부상을 안고 팀에 돌아온 것이다. 박찬희 역시 컨디션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결국, 인삼공사는 연습경기서 단 한 차례 베스트 전력을 가동해 보고 시범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막상 뚜껑을 연 인삼공사의 전력은 이상범 감독의 근심을 무색케할 정도였다. 첫 경기에서 지난해 우승팀 전주 KCC를 9점차로 따돌리고 좋은 출발을 보였던 인삼공사는 두 번째 경기에서 서울 SK마저 가볍게 꺾었다. 시범경기를 '전승'으로 마무리한 인삼공사는 정규리그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슈퍼 루키' 오세근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오세근은 시범경기 두 경기에서 모두 '더블더블'(득점-리바운드 부문)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가드 김태술 역시 2년간의 공백을 찾아볼 수 없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보였다.
이같은 인삼공사의 반전은 타구단 감독들의 눈에도 마찬가지로 비치었다. 10일 열린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10개 구단 감독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 중 5명이 올시즌 우승팀으로 인삼공사를 꼽았다. 지난 시즌 9위에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았던 인삼공사의 성적을 되짚어본다면, 예사롭지 않은 전력을 구성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상범 감독은 "제일 중요한 것은 초반 분위기다. 어느 팀이든 분위기를 잡으면 올라갈 것이다"며 "2~3라운드에서 패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조심스레 올시즌 순위를 예상했다.
2011-12시즌 프로농구 개막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시즌 프로농구 순위의 판도를 바꿀 태풍의 눈으로 탈바꿈한 인삼공사가 정규리그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삼공사는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지난해 준우승팀인 원주 동부전을 통해 첫 선을 보인다.
[인삼공사 오세근. 사진 = KBL 제공]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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