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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안우의 멀리보기]
[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저도, 아이돌 하나 키워볼까 해요”
요즘 가요계를 빗대 한 음반 제작자가 한 말이다. 트로트나 발라드 가창력가수 등 전통가수를 데리고 있던 그는 생판 댄스가수 키운 경험이 없으면서도 "아이돌이 없으면 방송 문턱을 밟기 힘들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요즘 가요계는 아이돌 판이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과 MBC ‘나는 가수다’, KBS ‘서바이벌 TOP 밴드’로 인한 록의 부활, 인디 밴드의 선전 등 非아이돌 가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지만 여전히 가요계는 아이돌이 누비고 있다.
‘아이돌’은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까지 전세계 팬들이 좋아하는 K-POP이 됐다. 또 ‘신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그러다보니 가요계는 아이돌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매년 많은 신인 아이돌이 탄생했다.
이같은 경쟁 속에서 비스트, 엠블랙, 티아라, f(x), 2NE1, 시크릿, 미쓰에이, 포미닛, 씨스타 등이 불과 1~2년 전 데뷔해 정상의 아이돌로 성장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박’을 쫓는 아이돌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대박 신인이 없다는 게 가요계 관계자들의 중론. 1~2년 전 데뷔한 아이돌이 데뷔 년도 많은 화제와 큰 인기를 모았던 반면 올해는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신인 기근 현상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와 관련 한 음반 제작자는 “올해 등장한 신인은 50개 팀도 안 될 정도로 기근 현상이 심하다”며 “설사 데뷔했더라도 대박 신인이 없다. 이는 기존에 등장한 아이돌과의 차별화가 없다는 것이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이돌이 먹히다보니 너도나도 아이돌을 배출하는 음반 제작 관행도 은근히 꼬집었다. 차별성 없는 아이돌이 우후죽순 등장하다보니 경쟁력 또한 떨어진다는 평가다. 소위 잘 나가는 유명 작곡가의 곡을 통해 데뷔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음반 제작자는 “신인 아이돌의 경우 실력있는 신예 작곡가의 곡을 받는 모험보다는 유명 작곡가의 곡을 받는 안전지향형을 추구한다”며 “심지어 70~80% 가량의 곡을 유명 작곡가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팀 컬러와 노래에 대한 차별화와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주무기가 없는 흡사한 아이돌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경우 ‘신 한류’ 열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K-POP의 획일화를 가져와 현지 팬들의 소구력을 떨어뜨릴까 우려된다.
‘아이돌’도 좋지만 새로운 콘텐츠와 음악적인 역량을 지닌 실력있는 ‘아이돌’이 등장해야 한다.
['신 한류' 열풍의 주역인 걸그룹 소녀시대(위)와 카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M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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