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SK 와이번스 윤희상이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 광주 KIA전서 상대 팀 에이스 윤석민을 맞아 6⅔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었다. 더불어 그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두는 영예를 누렸다.
경기 전부터 실력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신인과도 같은 선수가 국가 대표급 우완 에이스인 윤석민과의 맞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은 "윤희상은 내가 2군 감독을 할 시절 나랑 같이 있었고, 그의 재능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며 "1군에서 도망가는 피칭을 하며 무너져 뭐라고 했다. 고치고 난 뒤부터는 내가 1군 감독 대행을 하면서 선발로 계속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그의 실력에 믿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 믿음은 적중했다.
이날 윤희상은 2회 선두타자 김상현에게 내야안타에 이어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무사 2루를 허용했다. 이어 나지완에게 안타, 차일목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자칫 조기강판까지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현곤을 2루수 직선타로 잡은 이후 이용규를 바깥쪽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이에 윤희상은 "만루 상황에서 최소 점수로 막으면 불펜 필승조가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위기상황을 넘기고 내려왔는데 기분이 묘했다. '내가 이런 상황을 이렇게 이겨낼 수도 있구나'라고 나 자신에게 놀랐고 신기했다"고 웃어 보였다.
이후 윤희상은 7회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정대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였다.
그는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며 "긴장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집중력이 좋았던 경기였다"라고 전했다.
윤희상은 지난 5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뿌리고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기록 후 3-0 팀 승리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윤희상은 1,2,4,5회말 모두 KIA 타자들을 삼자범퇴 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날 시즌 3승째를 올리고 난 뒤 그는 "개인적인 1승 보다 팀이 3위를 확정 지은 것이 더 기쁘다"며 "준플레이오프에서 궂은 일 도맡아하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전한 바 있다.
패전 처리 같은 "궂은 일이라고 하겠다"라는 윤희상의 강한 의지는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선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팀을 위해 부담되는 상황임에도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져 팀을 승리로 이끈 윤희상의 쾌투로 SK 마운드의 미래가 밝아졌다.
[SK 윤희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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