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KIA가 SK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윤석민을 내세우고도 0-8 대패를 당했다. 결국 KIA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적 1승 3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아쉬움 속에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KIA는 3차전 패배 후 1차전 완투승을 거둔 에이스 윤석민을 4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3일 휴식’ 이후 선발 등판이지만 팀 내 선발진에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궁지에 몰린 KIA 조범현 감독은 회심의 윤석민 카드를 꺼내들고 말았다. 반면 SK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윤희상을 4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선수가 지닌 이름값만 놓고 보면 상대가 되지 않는 선발 대결이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1차전 준플레이오프 통산 다섯 번째 완투승을 이룩한 윤석민은 ‘3일 휴식’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대체적으로 공이 높게 제구된 가운데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 모두 예전과는 확연하게 차이 났다. 이날 윤석민은 2⅓이닝동안 5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했다.
반면 SK선발 윤희상은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6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깜짝 활약을 해냈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 기회를 얻었던 윤희상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 있게 공을 던졌고 이는 KIA 타선을 압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결국 윤석민의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은 실패로 끝났고 SK 윤희상은 지금껏 프로생활 중 가장 큰 무대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흔히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한다. 지난 2007년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4차전 때 지금과 과정과 결과 모두 비슷한 일이 일어났었다.
당시 두산은 1차전 완봉승을 거둔 에이스 리오스를 ‘3일 휴식’ 후 4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고 SK는 신인 감광현을 깜짝 선발로 등판시켰다. 4차전 이전까지 한국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리드하고 있는 두산 입장에선 일찍이 리오스 카드를 꺼내들어 우승을 눈앞에 두겠다는 뜻이었다. 또한 시리즈가 최종 7차전까지 갈 경우, 다시 리오스를 선발로 마운드에 올리려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리오스는 5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반면 첫 해 1군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한 김광현은 7⅓ 무실점으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 개인에게도, 그리고 창단 첫 우승을 노리던 팀 입장에서도 커다란 발걸음을 내딛게 했다.
결국 2011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과 지난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모두 시즌 최고의 투수가 ‘3일 휴식’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은 투수가 뜻밖의 활약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KIA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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