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배우 김윤석(43)의 연기는 변화무쌍하다.
‘추격자’, ‘거북이 달린다’, ‘황해’를 통해 보여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같은 배우의 연기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했다.
그런 그가 다시 한번 변신을 꾀한다. 이번에는 속은 따뜻하지만 겉은 불량하기 짝이 없는 선생님 역할이다.
영화 ‘완득이’(감독 이한)에서 김윤석의 동주는 너저분하다. ‘호랑이 선생님’으로 대표되는 우리 머리 속의 교사 역할과는 차이가 있다. 제자 완득(유아인 분)에게 즉석 밥을 가져가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이 뺏어 먹는 모습과 “공부하기 싫은 놈은 하지마라, 어차피 세상은 1%가 끌고간다”라고 교육하는 그의 모습은 파격이다.
이런 동주의 모습을 김윤석은 완벽하게 소화했다. 전작 ‘황해’의 연변 킬러의 무게감도 확실하게잊었다.
김윤석은 ‘완득이’의 동주에 대해 강압적인 선생이 아닌 평등한 선생이라 한마디로 표현했다.
“위에서 밑으로 내려보는게 아닌 동등한 시선이 필요 했어요. 학생 역을 맡은 이들이 어떻게 보면 다 후배들이거든요. 그리고 외국인 역을 맡은 핫산이나 이자스민 모두 친구처럼 동등하게 연기를 했어요. 우리 영화가 불법 체류자를 불쌍하게 보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을 교정하려고 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그냥 선생은 선생대로 학생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전할 뿐이죠”
‘완득이’는 원작이 70만부 이상 팔린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김윤석은 이런 원작 자체의 인기에 대한 부담감 또한 토로했다.
“동주라는 캐릭터 자체가 화제 소설 자체에서는 화제였어요. 그런 캐릭터를 만날 때는 배우가 부담이 크죠. 0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에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이 분명 존재하거든요”
“소설의 메커니즘과 영화의 그것은 달라요. 저는 동주를 담백하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다소의 무덤덤함이 필요했죠. 모든 배우가 그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습니다. 관객에게 어필하기 보다는 상황 자체에 이입을 하고자 했죠”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김윤석은 자신의 연기 포인트를 ‘무덤덤함’에 대입했다. 노릇하게 굽힌 빈대떡을 자신의 연기와 비교하는 유머 또한 발휘했다.
“연기자가 빈대떡 마냥 모든 것을 펼쳐 놓으면 쉽게 물립니다. 속된말로 퍼져 버리죠. 연기자는 캐릭터의 100%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80% 선에서 절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20%는 관객의 상상력이죠. 배우는 관객을 설득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상황을 제시하되, 주입하면 안됩니다. 그게 제 연기 철학이죠”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김윤석과 떠오르는 신성 유아인이 호흡을 맞춘 ‘완득이’는 불량선생 동주와 아버지와 살아가는 반항아 완득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두 배우의 연기호흡은 물론, 스토리의 힘까지 더해지면서 개봉 전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개봉은 20일.
[사진 = 영화 '완득이'의 동주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윤석]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