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선수 시절 못 이뤘던 한국시리즈 우승. 둘 중 한 명은 사령탑으로 한을 푼다.
SK 와이번스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투런 홈런을 터뜨린 박정권의 활약에 힘입어 8-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SK는 25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팀간의 리턴 매치라는 점도 관심을 끌지만 양 팀의 사령탑의 경력 역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단 두 사령탑 모두 올해부터 팀을 이끌고 있는 초보라는 점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말 삼성 감독 자리에 올랐으며 이만수 감독대행은 올 8월부터 감독대행 이름을 달고 사령탑이 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두 명 모두 삼성 라이온즈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두 사령탑 모두 삼성 한 팀에서만 오랜 기간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 감독대행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 17시즌동안, 류 감독은 1987년부터 1999년까지 13시즌동안 삼성에서만 뛰었다.
2002년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 이전까지 삼성의 아킬레스건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매년 강팀의 위용을 자랑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매번 눈물을 흘렸다.
때문에 이 감독대행과 류 감독 모두 선수 시절에는 단 한 차례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코치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류 감독 역시 코치로서 우승을 경험해 보기는 했지만 선수 시절의 그것과는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선수는 아니지만 이제 한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 그 한 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2011년 한국시리즈에 나란히 진출한 것. 둘 중 한 명은 선수 시절 못 이룬 꿈을 사령탑으로서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시리즈에만 가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던 라이온즈의 전설 중 한 명은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됐다. 라이온즈의 역사가 만나는 2011 한국시리즈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서막을 연다.
[사진=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칠 SK 이만수 감독대행(왼쪽)과 삼성 류중일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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