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유정 기자] 2승2패를 나눠가졌던 롯데-SK 플레이오프 5차전서 결국 롯데는 4-8로 무릎을 꿇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롯데가 SK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을 거치면서 신기하게도 패-승-패-승-패의 순서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1차전, 무너진 선발 장원준-찬스 날린 손아섭 (패)
홈에서 열린 1차전 선발 장원준은 경기 초반 굳건히 지켰던 마운드를 4회부터 SK 타자들의 맹타를 이겨내지 못했다. 장원준은 4회 급격히 흔들리며 5이닝 9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양 팀 타자들의 방망이 싸움이 계속됐고, 점수는 9회까지 6-6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거인 군단는 9회말 2사 만루 득점 찬스를 맞이했다. 이어 타석에 오른 손아섭이 병살타를 쳐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하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찬스를 잡지 못한 롯데는 결국 연장 10회초 부첵이 선두타자 정상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해 6-7, 1패를 기록했다.
2차전, 호투한 송승준과 기선 제압 투런 날린 전준우 (승)
가을 야구와 거리가 멀었던 송승준이었다. 그는 지난 3년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승없이 3패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15.88을 기록했다. 더구나 2008년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그는 단 한 번의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2011시즌 2차전에서 송승준은 달랐다. 이날 그는 6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쾌투하고 생애 첫 포스트시즌의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송승준의 호투로 승리를 맛본 롯데는 지난 1999년 10월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 사직 한화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홈경기 12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2차전을 승리로 이끌기까지 선발 송승준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6회말 1사 1루 타석에 나선 전준우가 고든을 상대로 3구째 145km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작렬해 주도권을 가지고 온 것도 컸다.
결국 롯데는 송승준이 보여준 노련한 마운드 운용 능력과 전준우의 기선제압으로 4-1로 1승을 챙겼다.
3차전, 선발 사도스키의 호투에도 침묵한 타선 영봉패 수모 (패)
3차전 롯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라이언 사도스키는 SK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4회 최동수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1실점 하긴 했지만, 그게 다였다. 5⅔이닝 1실점(1자책)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경기 초반 1,2,3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두고도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이날 롯데 타자들에게는 홈플레이트가 멀게만 느껴졌다. 특히 1,2차전 득점권에서 타선의 응집력이 좋았던 롯데였기에 사도스키의 호투에도 승을 챙기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롯데는 0-3이라는 성적표에 영봉패라는 수모를 겪고, 1승 2패를 기록해 한국시리즈행을 결정짓기 위해 SK보다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4차전, 회심의 영봉승, 이대호-장원준 두 영웅의 등장 (승)
부산항으로 돌아오라는 롯데 팬들의 바람은 현실이 된 경기였다. 전날(19일) 3차전에서 당한 영봉패(0-3)를 영봉승으로 갚으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원점을 이뤘다.
롯데는 3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투수 크리스 부첵이 4회말 1사 후 최정에게 볼넷을 주자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장원준을 구원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미들맨으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위기상황을 잘 넘기고 4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장원준에 이어 등판한 임경완-김사율 모두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내 SK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타선에는 그동안 부진했던 이대호가 이영욱을 맞아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플레이오프 첫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 승리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이에 롯데-SK의 한국시리즈행 결정은 5차전으로 미루게 됐다.
5차전, 회심의 카드가 최악의 결과로 줄줄이 무너진 마운드 (패)
경기 초반 송승준의 컨디션은 좋았다. 1회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3회까지 무실점으로 SK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하지만 4회초 1사 1루 박정권에게 4구째 142km의 직구를 맞았고 이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내준 뒤 다시금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타자들을 잘 상대했지만, 4⅔이닝동안 4피안타(1홈런) 1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장원준에게 물려줬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양승호 감독이 경기전부터 회심의 카드라고 기대감을 보였던 장원준의 미들맨 기용은 결코 장원준이 믿을맨이 되지 못하면서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장원준은 5회 임훈에게 중전 안타, 정근우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차례로 내준 뒤 박재상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1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1,3루에 주자를 남겨두고 강판됐고, 후속 투수 부첵의 폭투로 3루 주자 정근우가 홈을 밟았고 장원준이 책임져야 할 점수는 '2'로 늘어났다.
이어 임경완-강영식-김사율-이재곤-이명우-고원준까지 총 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초강수에도 8실점하며 결국 롯데는 SK에게 무릎을 꿇었다.
[고개숙인 롯데 선수단. 사진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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