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우리는 정말 투수들이 많다. 시즌 중에는 선발 투수 7명이서 ‘나는 선발투수다’까지 하지 않았나. 근데 그 이후로 투수들이 더 잘 던졌다. 마운드를 생각하면 한국시리즈 걱정 없다.”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24일. 대구구장에서 훈련을 준비하는 삼성 류중일 감독의 얼굴에는 불안감 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한국시리즈지만 류 감독의 말과 표정에는 큰 무대에 대한 설렘과 우승에 대한 확신만이 가득했다.
류 감독의 확신은 지금까지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까지 단 한 점만을 내주며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중이다. 한국시리즈 필승카드로 내놓은 차우찬과 장원삼은 정규 시즌 이상의 호투를 펼쳤고 권오준은 최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했다. 철벽 마무리 오승환은 역시 난공불락이다.
그런데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다. 여전히 삼성 마운드에는 3차전부터 승리를 책임질 또 다른 투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3차전에선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는다. 최고 수준의 커브를 자랑하는 저마노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는 아니다. 한국에 오기전 주로 불펜에서 뛰어서 선발 경험이 적다. 하지만 양질의 불펜이 저마노의 뒤에 버티고 있다. 1차전 매티스처럼 4이닝만 정도만 막으면 된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선 매티스와 저마노가 길게 던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력투구에 임하면서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4차전 선발로는 올 시즌 14승으로 팀 내 최다승 투수인 윤성환이 나선다. 정규 시즌 후반 윤성환은 “한국시리즈에 맞춰 컨디션을 올리겠다”고 다짐했고 26일 한국시리즈 2차전 이전에 실시한 라이브 피칭에선 “컨디션이 좋다. 최고의 상태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것 같다”며 자신감을 전했다. 윤성환이 차우찬과 장원삼처럼 베스트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삼성 마운드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불펜에선 히든카드 정인욱과 가을 사나이 배영수가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차우찬과 함께 한국시리즈 히든카드로 지목된 정인욱은 “지난해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주자를 안 내보낼 것이기 때문이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류 감독 역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순간부터 “(정)인욱이가 한국시리즈에서 큰일을 저지를 것이다. 볼이 빠른 투수가 단기전에선 특히 유리하다”고 정인욱의 한국시리즈 맹활약을 보장했다. 2010년 플레이오프 3차전의 악몽을 딛고 삼성의 중심투수로 성장한 정인욱은 올 시즌 불펜에서 3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0.57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삼성의 가을 야구를 책임져온 배영수의 활약도 주목된다. 배영수는 “직구 구위가 이맘때만 되면 좋아진다. 포스트시즌이 주는 긴장감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하는 것 같다”며 “SK 타자들을 상대로 직구 위주의 정면승부를 펼칠 것이다”고 적극적인 투구를 예고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4차전서 극적인 세이브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배영수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2.77이다.
[삼성 저마노, 윤성환, 정인욱, 배영수(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