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역시 디펜딩 챔피언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SK가 반격에 성공했다.
SK 와이번스는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박재상의 공수 맹활약과 선발 송은범의 5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지난 1, 2차전에서 0-2, 1-2로 석패했던 SK는 당시 패배를 그대로 되갚으며 2패 뒤 1승을 거뒀다. 이로써 SK는 두산에게 2패 뒤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거뒀던 2007년을 떠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지난해 SK에게 당했던 한국시리즈 4연패를 그대로 되갚고자 했던 삼성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많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초반 분위기는 삼성쪽이었다. 1회와 2회 주자를 내보냈던 삼성은 3회들어 절호의 득점 찬스를 잡았다. 1아웃 이후 김상수, 배영섭의 연속안타와 박한이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1차전 신명철, 2차전 배영섭과 같은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삼성으로서 특히 아쉬웠던 점은 기대했던 3번 채태인, 4번 최형우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는 점이다.
삼성이 기어이 4회들어 득점에 성공하는 듯 했다. 2아웃 2루 상황에서 진갑용이 SK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렸다. 2아웃이었기에 주자도 곧바로 스타트를 끊었으며 SK 좌익수 박재상도 다소 깊은 수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선취점은 나오지 않았다. 박재상이 진갑용의 타구를 잡아 강하고 정확한 송구를 하며 강봉규를 홈에서 잡아낸 것이다.
삼성에게는 이어지는 4회말 공격에 박재상이 타석에 들어선 것이 불운이었다. 한껏 기분이 오른 박재상은 수비에서의 기세를 타석에서도 이어갔다.
박재상은 4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와 이전까지 퍼펙트로 호투하던 삼성 선발 저스틴 저마노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 홈런. 박재상은 자신의 힘으로 이날 선취점 팀을 바꿔놓은 것이다.
SK의 추가 득점은 이번에도 홈런으로 나왔다.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최동수는 저마노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6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최동수는 이 홈런으로 자신이 갖고 있던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40세 48일.
이 홈런은 SK 이만수 감독대행의 선수 기용이 적중한 한 방이기도 했다. 최동수는 한국시리즈들어 처음으로 이날 선발 출장했다. 이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에 앞서 "2차전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그 정도로 때리는 것을 보고 내보내도 된다 싶었다"고 기용 이유를 설명했다.
SK의 승리에는 이 홈런 두 방이면 충분했다. SK는 선발 송은범에 이어 이승호(등번호 20번)-정대현-정우람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기용해 삼성 타선을 틀어 막았다.
8회들어 박석민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2-1 한 점 차로 쫓겼지만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엄정욱이 강봉규를 삼구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승리를 지켜냈다.
SK는 2차전 7안타보다 적은 5안타만을 때렸지만 귀중한 홈런포 두 방으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특히 박재상은 홈런 뿐만 아니라 수비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최동수 역시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마운드에서는 송은범의 역투가 빛났다. 이날 송은범의 투구는 그야말로 '역투' 그 자체였다. 비록 팔꿈치 상태도 좋지 않으며 제구력도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고비 때마다 상대 타선을 돌려 세우며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4볼넷 무실점 승리투수.
반면 삼성은 14명의 주자(7안타 7볼넷)를 내보내고도 1점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그 중에서도 3회 1사 만루와 9회 2사 2루 마지막 찬스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삼성 선발 저마노는 5회까지 안타 단 3개만을 내줬지만 그 중 2개가 홈런으로 연결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 낙차 큰 커브를 바탕으로 솎아낸 삼진들도 패배에 빛이 바랬다.
SK가 반격에 성공하며 한층 흥미를 더해가는 2011 한국시리즈는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4차전이 펼쳐진다.
[박재상이 솔로포를 터뜨린 뒤 1루를 돌고 있는 모습(첫 번째 사진), 4회 박재상의 홈송구에 2루 주자 강봉규가 홈에서 아웃되는 모습(두 번째 사진), 위기를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쥐는 SK 선발 송은범. 사진=문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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