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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이하 '뿌리')의 미스터리 인물 정기준의 정체가 가리온(윤제문 분)으로 밝혀졌다. 이에 다수 시청자들이 '반전'이라고 놀라움을 표하며 소설 속 가리온의 역할 비중에 질문하고 있다.
하지만 동명 소설 이정명 작가의 '뿌리'를 읽었다면 적잖이 당황했을 것. 이유는 소설 속에는 없는 정기준이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소설 속 가리온의 비중 자체가 극명한 차이를 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가리온이 정기준으로 밝혀진 것은 소설과 연관성이 크게 파괴됐음을 의미한다.
드라마 속 정기준은 정도전의 동생 정도광의 아들이며 재상정치, 사대부정치의 화신이고 임금은 '꽃', 사대부와 재상은 '뿌리'라고 말한 혁명가다. 그리고 20년 전 홀연히 사라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최고 미스터리 인물인데다가 이도(한석규 분)와 정확하게 대치된다.
소설 후반 가리온은 소, 돼지, 말 등의 음성기관을 그림으로 그려 이도에 바치는 것이 채윤에 밝혀져 한글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정치적인 역할은 아무것도 부여받지 못했다.
그런 가리온이 드라마에서 이도의 아버지 이방원으로부터 죽임을 당한 정도전의 조카이면서 밀본 본원이자 연쇄살인을 주도한 정기준이란 점은 원작이 파괴됐음과 함께 앞으로 극의 전개가 어떻게 이뤄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정기준의 등장과 그의 정체가 가리온이라는 설정은 드라마가 소설 보다 더욱 어렵게 한글을 창제한 것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장태유 PD의 속마음임을 알 수 있다.
또 장 PD는 이미 소설과 드라마가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소설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부족하다. 연쇄살인에 따르는 감정 선이 하나도 없다.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녹록치 않은 작품이다. 재구성을 많이 했다. 소설과 많은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가리온이 앞으로 극의 흐름을 어떻게 전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뿌리깊은 나무' 포스터(맨 위), 가리온(두번째 사진 맨위)과 이신적(두번째 사진 두번째), 장태유 PD(맨 아래). 사진 = SBS 제공, SBS 방송 캡쳐, 마이데일리 DB]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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