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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KBS 2TV ‘개그콘서트’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침체기의 터널을 지나온 코미디 프로그램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부활의 키워드로는 일제히 ‘사회 풍자’를 택했다.
SBS가 ‘웃찾사’ 종영 이후 1년만에 선보이는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투나잇’이 5일 밤 12시 10분에 첫방송된다.
지난 1년간 설 무대가 없던 개그맨들은 풀빵 장사, 주차요원, 편의점 알바 등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그러면서도 서울 대학로 지하극장에서 개그 프로를 짜며 주체할 수 없는 개그 열정을 불태웠다. 그렇게 개그맨들이 칼을 갈며 준비한 개그 코너들은 ‘개그투나잇’이란 이름 하에 모였고, 이는 ‘사회 풍자’라는 큰 틀 안에 뭉쳤다.
‘개그투나잇’은 크게는 뉴스 형식으로 진행되며, 각각의 코너마다 풍자의 색을 짙게 띠고 있다. 개그맨 박준형과 강성범이 뉴스 앵커로 분하는 대표코너 ‘한줄뉴스’에선 한 주간의 뉴스를 재해석해 시청자의 답답한 곳을 긁어준다. 또 ‘지하철 OO녀’라 불리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사람들과 상황들을 ‘적반하장’이란 코너에서 코믹하게 비꼰다. ‘더 레드’라는 코너에선 자아도취에 빠진 한 여자가 사회고위층에게 응징을 가하기도 한다.
‘개그투나잇’의 안철호 PD는 “살기 어렵고 물가는 오르고 여러가지로 많이 힘들고 답답한 시청자들이 이젠 저희에게 ‘침묵하지 말고 얘기해달라’라고 말을 하는 거 같다. 그런 속마음을 후련하게 긁어줄 때가 됐다”면서 “저희가 딱딱한 시사, 뉴스만 하는 건 아니다. 시사와 더불어 그 안에서 더 많은 공감을 담겠다. 방송을 본 후 후련하고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도록 그렇게 준비했다”라고 프로그램의 성격을 설명했다.
SBS가 야심차게 준비한 ‘개그투나잇’에 도전하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코미디 프로그램 ‘10PM’도 사회 풍자가 주요한 흐름이다.
TV조선에 따르면 ‘10PM’은 한 주간 일어난 사회적 이슈와 화제들을 ‘꽁트’로 만들어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시사 몰래 카메라’, ‘토크 버라이어티’, ‘국무회의’ 등 10여 가지의 코너로 구성됐고, 스튜디오와 야외를 오가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풀어내며 냉철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임하룡이 11년만에 코미디 무대에 복귀하고, 그 외에 심현섭, 김늘메, 한민관, 올밴의 우승민 등 30여명의 개그맨이 출연한다.
앞서 두 프로그램이 아직 방영 전이라면, 현재 방영 중인 ‘개그콘서트’에서도 사회 풍자를 찾아볼 수 있다. ‘사마귀 유치원’, ‘애정남’ 등의 코너가 사회 풍자로 시청자의 속을 뻥 뚫게 해주면서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런 코너들이 사랑을 받으며 최근 침체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듣던 ‘개그콘서트’도 더불어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사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의 사회 풍자는 오랫동안 이용된 단골 메뉴다. 시청자의 공감과 쾌감, 나아가 재미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하는 소재로는 풍자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수많은 개그맨들이 사회 풍자를 이용해왔고,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를 확대해 프로그램 전체에 사회 풍자의 옷을 입히겠다는 시도는 ‘개그투나잇’이나 ‘10PM’만의 차별화 전략이다.
시청자들은 속속 새로 코미디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반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회 풍자’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개그투나잇' 출연 개그맨들. 사진=SBS]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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