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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 온 것일까요. 올 겨울의 초입, 김수현 작가의 '천일의 약속'이 연일 화제몰이입니다. 시청률 수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네요.
알고보면, 흔하디 흔한 스토리인데 말이죠.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과 집안 좋은 남자주인공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야기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울궈먹은 소재 아닌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 서연(수애 분)의 한섞인 탄성에 같이 한숨짓고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지형(김래원 분)과 함께 안타까워합니다. 앞서 지난 9월 종영한 드라마 '여인의 향기'도 소재면에서는 겹쳐지는 만큼 사실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존 유사소재의 드라마들과는 또 다르네요.
사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가장 최근작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홈 드라마와 '천일의 약속'과 같은 멜로물 모두, 그녀 특유의 문체가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는 자주 쓰지 않는 문어체의 말투가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있으며, 시적이라 또 다른 맛을 낸다는 평도 함께 존재합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별로 쓸 일이 없는 오글거리는 대사들과 다르게, 그녀가 만들어내는 상황상황들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아니 드라마 속 일들이 나의 현실에는 결코 일어날 수 없더라도 각 상황들 사이의 얼개가 탄탄해 마치 진짜 일어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거죠.
이런 탄탄한 상황 상황들이 생경한 대사와 뻔한 소재마저도 뛰어넘어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주게 된 것입니다.
'천일의 약속'이 몰고온 멜로 바람을 타고, 올해 극장가 역시 여러편의 로맨스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재면에서는 각 영화들이 저마다 '이보다 더 새로울 수 없다'라고 말하는 듯 톡톡튀네요. 출연하는 스타 역시도 화려합니다.
그러나 소재와 스타성에만 기대어, 디테일한 상황묘사에 소홀했다면 이들 작품들은 '천일의 약속'과 같은 깊은 울림과 파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천일의 약속'. 사진 = SBS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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