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두 달도 채 남지않은 2011년, 스물여섯의 이 청년은 타고난 동안 때문인지 실제 나이보다 서너살은 더 어려보였지만 그 점을 더욱 의식한 듯 말투와 표정은 시종일관 진지하고 어른스러웠다.
송중기(26)는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로 충무로 첫 주연데뷔를 이뤄냈다. 그가 맡은 캐릭터 천지웅은 딱 자기 또래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취업과 연애.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그 역시 지금 취업 원서 쓰기에 바빴을 터다.
"네, 맞아요. 어제도 대학 동기들이 20명 가까이 시사회에 왔어요. 동기 중 한 명은 양복을 입고 왔더라고요. 알고보니 입사 최종면접 보고 오는 길이더군요. 다들 (SATT)사트보고 토익보느라 정신없어요. 아무래도 천지웅을 연기하면서 친구들의 그런 점들을 참고하게 됐죠. 물론 영화 분위기상 심각하게 연구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첫 주연작이라 그랬을까. 송중기는 유독 이번 영화에 각별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정작 그 자신은 "책임감은 어떤 작품이든 강해요. 내 영화고 내 작품이고 '런닝맨'도 마찬가지였고. 처음으로 주연이고 부각되는 위치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원래도 책임감은 강한 편이에요. 이번이 유별나게 그런 건 아니고 다 똑같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지만.
"기사에는 저희 세 사람이'충무로 3인방'으로 나와요. 제작 관계자 분들도 장근석 유아인 송중기 세 사람을 꼽으며 새로운 20대 배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씀하시고요. 제작자 입장에서 기쁘다고 하시니 저 역시 기분 좋고 책임감이 느껴져요. 그런데 정말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인데 질투나 라이벌 의식은 전혀 없어요. 아인이 영화가 잘 되서 저 역시 너무 기분 좋고. 경쟁이나 라이벌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다들 어렵게 힘들게 촬영했는데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한국영화 촬영 시스템 자체가 너무나 열악하고, 아직 어린 나이에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배우들은 그래도 먹고 살만한데 스태프들은 돈도 잘 못받아요. 그런 의미에서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모든 분들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진지한 '애 늙은이'인 실제 송중기와는 다르게, 영화 속 천지웅은 돈 50원이 없어 다 된 밥에 코 빠뜨리고(?), 돈 없어 자취방에서 쫓겨나면서도 여자친구에게 고가의 구두를 사안기는 무대책이다. 실제로도 이 같은 경험이 있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역시나 '애 어른'이었다.
"그런 거(여자친구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는 것) 별로 안 좋아해요. 점점 나이들면서 엄마한테는 사주는 기쁨이 생기는데, 여자친구한테는 아니에요. 차라리 돈 착실히 모아서 나중에 진짜 제 여자가 생기면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이런게 낫다고 봐요. 돈 아깝다고 생각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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