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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올 초 전국을 뒤흔든 신드롬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하 시가)'을 기억하시는지. 현빈은 (군대로) 떠나고, '시가'의 엄청난 여운도 모두 사라진 지금, 지난 1년 동안 '시가' 때문에 완전히 바빴던 배우 박준금(49)을 만났다.
박준금은 당시 '시가'에서 주인공 김주원(현빈 분)의 엄마 문분홍 여사를 연기해 주인공 못지 않은 미친존재감을 발산했었다. 그녀가 걸친 의상과 쥬얼리는 연일 화제가 되는 등 그 역시 신드롬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리고 1년. 박준금의 필모그래피는 그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시트콤(SBS E!TV '오 마이갓')도 찍었고, 예능(SBS '키스앤크라이')에도 진출해 피겨스케이팅도 탔다. 약 2주전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끝나면서 이제 겨우 한숨을 돌리고 있던 차였다.
- '시가' 전과 후, 연기 선택의 폭이 넓어졌나?
그렇다. 이전에는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들어오는 작품 수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은 예능은 자제하려고 한다. 연기자로서 더 보여드려야 하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
-'시가' 끝나고는 줄곧 살인 스케줄이라고 들었다.
'시가' 끝내고 세 개를 한꺼번에 들어갔다. 드라마와 시트콤, 예능까지. 일주일에 나흘은 새벽에 움직여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다 해냈을까 싶다. 그래도 요즘은 한 작품만 하고 있으니까 생각할 시간이 있다. 그 전에는 그야말로 전쟁같이 지냈다. 요즘은 잠을 푹 잔다.
-'키스앤크라이'는 그야말로 화제였다. 혹시 시즌2에서 제안이 온다면 다시 할 생각도 있나?
하나의 공연을 올리려면 2주 이상 연습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늘 시간에 쫓겨 몰아칠 때가 있었다. 여기에 빙판은 정직한 곳이더라. 딱 한 만큼만 나온다. 실력이 안되면 가차없이 넘어지고. 그러니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고 다들 죽기살기로 했다. 정말 땀으로 얼룩진 우정이 생길 수밖에 없더라. 끝날 때 쯤에는 너무 돈독해졌고 헤어지는 게 힘들 정도가 되더라. 한국에서는 최초의 시도였고, 저한테는 되게 뜻 깊은 작품이었다. 그래도 두 번은 못할 것 같다(웃음).
-'시가'에서도 그렇고 '오작교 형제들'에서도 의상이 톡톡 튄다. 코디가 정말 힘들어할 것 같다(웃음). 시청자들의 문의도 많다고 들었다.
그렇다. 전쟁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배우라면 패션에 대한 것은 갖춰야 하는 게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도 볼 권리가 있고 우리는 보여줘야 하는 거니까. 여기에 난 늘 같은 엄마라도 다른 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코디는 죽을려고 그러지만(웃음). '시가' 이후로는 협찬도 좋아져서 옷 입기가 훨씬 수월해진 면도 있다.
주로 내가 한다. 지금도 머리가 이중으로 긴 머리와 단발이 같이 있는데, 100% 내가 생각해낸 거다.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의상이나 화장이나 분위기를 잡아주는 것이 잘 맞아떨어지면 작품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만약 틀에 박히게 하다보면 평소에 봐왔던 평범한 드라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가'의 경우, 나는 4회부터 등장했는데 먼저 주원이를 보면서 왕자님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난 왕비 같은 엄마가 돼야지 했다. 그렇게 잡은 콘셉트가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맡은 엄마 캐릭터가 평범하지가 않았다. 노력의 결과였나.
'세자매'라는 드라마에서도 내가 입은 옷을 문의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그게 도화선이 돼 '시가'에 출연하게 됐다. 김은숙 작가가 '세자매'를 보고 나와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늘 시도를 많이 했다. 기존에 정체돼있던 어머니 상을 깨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한때는 그런 이야기도 들었다. 한참 안 풀렸을 때, 어느 누군가는 '이렇게 날씬한 엄마가 어딨어'라며 살을 찌우라고도 했다. 그때는 '누가 봐도 푸근한 엄마가 돼야하나'라며 갈등을 하기도 했다.
-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모습도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사극도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
사극은 도전하고 싶은 장르 중에 하나다. 일단 11월 중에는 한 작품만 충실히 하다가 내년에 다시 좋은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 사실 난 아직 반도 못 왔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준 것 같고 그만큼 충실하게 일을 했으니 내년에 더 좋은 작품 만나고 싶다. 인연이 돼야겠지만.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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