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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용우 기자]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대한항공 점보스로 트레이드 된 황동일(25·세터)은 신영철 감독과 면담 후 외박을 받았다. 신 감독으로부터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오라는 주문받은 황동일은 14일부터 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2009년 우리캐피탈(현 드림식스)에서 LIG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된 황동일은 3시즌 동안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화려한 세리머니와 함께 빼어난 외모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은 제자리였다.
황동일은 평촌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세터를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나이였다. 경기대를 거쳐 프로에 진출한 황동일은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으로 이적해서 달라졌다. 그는 "압박감에서 벗어났다"며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구미에서 들었다. 10일 KEPCO와의 경기가 끝나고 트레이드 사실을 알았다. 시간도 기억한다. 10시 40분. 솔직히 트레이드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만감이 교차됐다. 이번 대한항공 이적이 나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 이경석(LIG손보) 감독과 면담을 했나?
"처음에 감독님이 말을 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이 첫 마디였다. 문제없이 좋게 헤어졌다"
- 프로 생활을 회상해보자
"드림식스에서 입단했지만 사실 LIG손보가 내 첫 프로팀이다. 사실 LIG손보에 있으면서 목표와 꿈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꿈이 도태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드림식스에 있으면 편안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LIG손보에 오면서 압박감이 심했다. 자신감을 잃었다. 2년 차까지는 자신감 하나는 컸는데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이 사라졌다. 박기원 감독(현 국가대표팀 감독)님이 있을 때까지는 재미있게 배구를 한 것 같다"
- 트레이드 소식 이후 어떻게 지냈나?
"주위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구미에서 바로 수원으로 가서 짐을 챙기니까 새벽 4시였다. 팀에 합류해서 신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감독님은 '마음 정리하고 술먹고 오라'고 했다. 친구는 만나지 않았다. 부모님하고 매형하고 만나서 술 한잔했다. 아버지도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대한항공에서 너가 해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발자국 물러서서 쉬는 시간을 갖자고 생각했다. 아버지께서도 좋게 생각한 것 같았다. 대한항공에서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 또 다른 목표라면?
"선수는 코트에서 뛸때 가장 멋있다. 선수라면 주전으로 뛸 욕심이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실력을 알고 있다. 들어가면 오버일 것 같다.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밑바닥부터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 목표는 통합 우승을 시키고 (한)선수 형이 흔들렸을 때 들어가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싶다. 코트에서 본모습을 찾고 싶다. 팀에 힘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기회를 잡으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 한선수(세터)와 이야기를 해봤나?
"처음에 만나서 웃었다. 감독님과 면담을 하고 나서 선수들을 보고 싶어서 웨이트장에 갔다. 형들이 반갑게 반겨줬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악수하는 선수도 있었다. 마틴도 기분좋게 해줬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 외박을 갔다와서 또 환영식을 해줬다. 형들이 '이번에 꼭 통합우승을 할 것이다'고 했다. 다들 '같이 우승하는데 힘을 보태자'고 했다"
- 신영철 감독에 대한 인상은?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해준다. 내가 만난 감독님 중에는 박기원 감독님이 멘탈적으로 대해줬다. 오늘 훈련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또 다른 스타일을 가진 것 같다"
- 감독님은 본인의 스타일을 2달 만에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4년 동안 방황이 많았다. 폼도 바뀌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감독님도 자신감, 체력, 기술 순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폼을 다시 수정해야 한다. 욕심이 있다보니 빨리 만들어서 돌아오고 싶다. 당장은 아니다. 최대한 빨리 감독님과 대화, 연습해서 나만의 컬러를 만들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과 압박감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 밖에서 본 대한항공과 직접 겪은 팀의 느낌은?
"지난 시즌부터 치고 올라왔다. 밖에서 볼 때도 깔보지 못하는 팀이었다. 시합을 하면 빈틈이 없었다. 서브, 토스도 강했다. 모든 면에서 앞섰다.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역시 이기는 팀에서 경기를 해야 되는 것 같다. 선수들이 활력있고 웃음이 있다. 선수들이 스태프를 이끌어간다. 하고자하는 의욕과 목표가 있다. 다시 한 번 놀랐다"
- 룸메이트가 최부식(리베로)인데.(참고로 최부식은 황동일의 경기대학교 선배이다)
"부식이 형에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한)선수를 자극시키겠다고 했다. 형도 고맙다고 하더라. 선수 형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흔들리고 힘들어할 때 1~2경기 정도 들어가서 팀에 플러스가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에 감사하다. 사무국에서도 반갑게 반겨줬다. 다시 한 번 즐거운 배구를 해보고 싶다"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황동일]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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