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올 상반기 사극을 표방한 추리극 ‘조선 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후 오랜만에 본격 수사극이 한편 선을 보인다.
엄태웅과 주원 등이 주연한 영화 ‘특수본’(감독 황병국)이 그 주인공으로 경찰 살해사건을 둘러싼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제대로 된 수사물이다.
‘특수본’의 스토리는 명쾌하다. 강력계 형사로 단순 무식한 성범(엄태웅 분)과 엘리트 범죄 심리 수사관 호룡(주원 분)이 사건을 풀어가던 중 그 속에 숨은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마약과 관련된 경찰의 내통으로 시작된 사건이 점점 확대돼, 경찰 내부의 비리로 확산된다는 것은 지난해 ‘부당거래’(감독 류승완)의 경찰 비리와도 유사하다.
범죄의 냄새를 맡는데는 촉이 있지만, 단순무식한 성범의 캐릭터와 차갑고 냉정하지만 비밀을 숨기고 있는 해룡의 관계 또한 수 많은 장르에서 언급된 바 있다.
‘특수본’의 전반적인 짜임새는 수사물로 손색이 없다. ‘나의 결혼 원정기’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황병국 감독의 신작답게 빈틈없는 화면 구성과 카메라 워킹은 생기를 더한다.
하지만 ‘특수본’은 일반적인 수사물의 장르를 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황병국 감독 또한 “해당 장르는 수차례 영화에서 다뤄진 바 있기에 장르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연출의 변을 전할 정도였다.
‘특수본’의 포인트는 반전이지만, 첫 번째 반전이 나온 이후 관객들은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정도였다. 그 반전을 일으키는 인물이 누군지 만이 남을 정도였다.
그리고 후반들어 갑작스럽게 대두되는 몇몇 캐릭터는 극의 몰입도를 떨어지게 했다. 초반 큰 활약을 하지 않던 영순역의 이태임이 대표적이었다.
전통적인 장르인 수사물은 연출하는 이들에게 어려운 장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특수본’은 너무나 수사물이라는 코드에 충실해 다소 식상해 보일 수도 있고, 전혀 주목받지 못하다 반전을 위한 장치로 불쑥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아쉬움이 있었다. 개봉은 24일.
[사진 = 시너지/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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