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정대현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가 도전하는 것은 바로 메이저리그 입성이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477경기에 출장해 569이닝을 소화하며 32승 22패 99세이브 76홀드를 기록한 정대현은 SK 벌떼야구의 리더 격인 '여왕벌'이란 애칭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이 인상 깊었다. 프로 입문 전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참가해 자신의 이름을 알린 정대현은 이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WBC 등 해외 타자들을 농락시키며 '국제용' 선수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 ML 도전 자체가 큰 의미
지난 1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한국야구위원회에 정대현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최소 한 팀 이상은 정대현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난 17일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가능한 큰 무대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다"라는 정대현은 "예전부터 메이저리그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그동안 내 공이 미국에서 통하는지 알고 싶었다"라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음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보인다 하더라도 정대현으로선 마냥 낙관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2001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그는 FA 자격을 얻기까지 11년이 걸렸다. 내년이면 그의 나이는 34세다.
역시 최대 걸림돌은 지금껏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던 선수가 곧바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프로야구 출신 중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선수는 이상훈과 구대성이 있지만 둘 모두 일본프로야구를 거치고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은 케이스다.
만일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한국 야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 피할 수 없는 개척자의 운명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젠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모 히데오의 성공으로 하세가와 시게토시, 이라부 히데키, 요시이 마사토, 오카 도모카즈 등 일본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러쉬가 이뤄졌다. 스즈키 이치로의 활약 속에 신조 쓰요시, 마쓰이 히데키, 마쓰이 가즈오, 나카무라 노리히로 등 일본프로야구 출신 타자들의 진출이 줄을 이었다.
우리에게도 개척자가 있다. 바로 박찬호다. 한양대 재학 중 메이저리그에 진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된 박찬호의 영향으로 서재응, 김병현, 김선우, 조진호, 송승준, 봉중근, 추신수 등 프로 무대를 밟지 않은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랐다.
황무지에서 꽃을 피운 개척자의 노력과 성공은 콧대 높은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바꿔 놓았다. 정대현이 자신의 도전이 간절하다면 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역시 개척자 정신이다.
그러나 조건이 맞지 않아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되더라도 SK 혹은 국내 타팀과 계약하면 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다. FA 정대현에게 대박의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 개인의 선택이기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연 정대현은 어떤 제의를 받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FA 정대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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