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올 가을 극장가는 ‘도가니’에 이은 ‘완득이’의 광풍에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가 맥을 추지 못했다.
송중기와 한예슬이 주연한 ‘티끌모아 로맨스’, 장근석과 김하늘이 주연한 ‘너는 펫’, 김주혁, 이윤지 등이 주연한 ‘싱글즈’ 모두 기대 이하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극장가에는 로코 장르물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선보이는 마지막 로코물인 ‘오싹한 연애’(감독 황인호)는 호러 + 로코라는 얼핏 접점이 없어 보이는 독특한 해법을 내세우면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오싹한 연애’는 기존 로코의 공식인 훈남훈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간다. 주인공인 예리역에 손예진을, 조구역에 이민기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 영화의 중심은 독특한 시나리오다.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귀신을 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은 공포물에서는 수 없이 차용돼 왔다. 하지만 귀신을 보는 주인공이 나선 로코는 자칫 장르파괴를 부르면서 이도 저도 아닌 영화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극히 간단한 스토리지만 ‘오싹한 연애’는 말 그대로 오싹한 상황설정에 여리와 조구의 훈훈한 사랑이야기를 잘 그려냈다.
한 장르로 치우칠 법도 하지만 황 감독은 음악이라는 영화적 장치를 이용해 두 장르를 잘 분리했다. 비주얼 적으로도 여느 공포영화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올해 선보인 부실한 여느 공포 영화 보다 더 무서울 정도다.
훈훈한 외모를 가진 두 배우의 사랑이야기는 로맨스물의 장르를 말랑말랑하게 잘 표현했다. 또, 충무로의 명품 조연 박철민과 ‘친절한 영애씨’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김현숙, ‘통증’, ‘투혼’등을 통해 독특한 연기를 보여준 이미도는 이 영화의 웃음을 담당한다.
호러와 코미디, 로맨스를 섞으면 어떤 분위기의 작품이 나올까? 섞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던 이들 장르를 ‘오싹한 연애’는 맛없는 잡탕밥이 아닌 훌륭한 명품 비빔밥으로 탄생 시켰다.
이 영화의 핵심은 극 중 대사처럼 ‘공포 영화 여주인공에게는 왜 연인이 없을까?’이다. 그 답은 12월 1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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