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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김래원(30)은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다.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때로는 남자답게 때로는 천진난만하게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런 김래원이 최근 우울해졌다.
김래원은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박지형 역을 맡았다. 지형의 사랑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서연(수애 분). 김래원은 지형을 연기하며 그의 고뇌를 함께 느끼고 있었다.
"지형은 눈물을 안으로 머금는 사람이에요"
극중 지형은 결혼할 여자가 있음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을 알고 모든 것을 버린다. 22일 오후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래원은 드라마 속 지형과 마찬가지로 눈에 슬픔이 가득했다. 이날 새벽 5시까지 지형으로 살다 온 김래원은 아직 지형의 감정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형은 슬픔을 울음으로 표현하기보다 꾹꾹 눌러 참는 스타일이에요. 그렇다 보니 연기하는데 있어서도 슬픔을 표출하기보다 억제하는데 중점을 뒀어요. 대본에 있는 '…', '~보며'를 연기하느라 굉장히 힘들었어요. '서연아, 괜찮아' 이 대사를 꾹꾹 눌러서 표현했죠. 단 한마디, 눈빛 하나로 모든 것을 표현하려니 정말 힘들었어요"
지형은 극 초반 결혼을 약속한 향기(정유미 분)와 파혼하고 서연(수애 분)과의 사랑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양가 집안, 친구들의 갖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형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아무 말 없이 서연만을 바라보며 사랑을 택한 지형에게서 답답함을 느꼈다.
"시청자들께서 우유부단하고 답답하다고 이야기하셨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다시 돌아가서 다시 촬영해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울면 더 우유부단해지거나 더 안좋게 보일 수도 있어서 그렇게 연기했어요. 그냥 나쁜 놈으로 연기했더라면 더 쉬웠을텐데 너무 힘들었어요"
지형은 결혼을 약속한 향기가 있었지만 서연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런 지형의 행동은 서연만을 바라보는 순애보에 반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김래원은 극중 지형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극중 서연과 지형이 사랑에 빠진 과거신이 나와요. 저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서로 전기가 통하고 묘한 호기심이 사랑으로 변하는 것으로 해석했어요. 근데 화면으로 봤을 때는 지형이 가만히 있는 서연에게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는 것처럼 되어 있더라구요. 그런 점이 지형의 고민하는 모습들과 맞물리며 더 안 좋게 비춰진 것 같아요. 서연이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면 지형에 대한 비판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요"
"김수현 선생님께서 저보고 영악하데요"
극본을 맡은 김수현 작가는 김래원의 연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김수현이었기에 그녀의 평가에 지형과 김래원이 다시 보였다.
김수현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형이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하고 글을 쓴 적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김래원은 김수현의 글을 연기하며 그녀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그리고 그녀의 팬이 됐다.
"김수현 선생님 팬됐어요. 저는 감정표현을 위해 서연이 대사까지 다 외우다시피 해요. 말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대사들이 너무 많아요. 일상적이진 않은 대사에 어색해 하는 배우도 있지만 저는 너무 좋아요. 그런 표현들이 저랑 맞는 것 같아요. 작가님으로서 존경하게 됐어요. 선생님을 더 알고 싶고 팬으로 남고 싶어요"
-인터뷰②에 계속
[배우 김래원.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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