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청룡영화상까지 모두 끝났으니, 2011년 올 한 해 굵직한 시상식들은 모두 막을 내렸다. 이제 한 달여 남은 2011년에도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부터 '써니', '최종병기 활'과 '완득이'까지 흥행열풍이 이어진 가운데, 소리소문없이 사그라들었지만 작품성과 여운만큼은 흥행작들 못지 않게 강렬했던 수작들도 있었다.
마이데일리는 창간 7주년을 기념해, 기억해야 할 2011년의 아쉬운 수작 TOP3를 꼽아봤다.
가장 먼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만추'.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사랑을 받은 배우 현빈과 중화권 배우 탕웨이가 주연한 멜로 작품이다. 관객동원수는 84만.
두번째는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카운트다운'. '칸의 여왕' 전도연과 연기파 배우 정재영이 주연했다. 관객동원수는 47만.
세번째는 지난 10월 개봉했지만 개봉 첫 주부터 퐁당퐁당(교차상영) 돼 버린 영화 '오늘'. 송혜교의 4년 만의 국내 스크린 복귀작으로 초반 화제 몰이를 했지만 화제성이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관객동원수는 13만.
세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에는 근접하지 못했지만, 이들 영화를 본 소수의 관객들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여운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한다.
'만추'는 제비족으로 돈 많은 사모님들과 교제하는 한국인 청년 훈과 남편을 죽인 죄목으로 교도소에 있다 어머니 장례식 탓에 잠시 풀려난 중국인 여성 애나의 짧지만 강렬한 멜로를 다뤘다.
안개 자욱한 시애틀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현빈과 탕웨이의 잔잔한 연기가 일품이다. 점차적으로 펼쳐지는 애나의 인생 위에 훈의 이야기를 덧댄 서사방식도 한 편의 소설을 연상케 한다. 애나의 감정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르기까지의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설정부터 연기, 영상까지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카운트다운' 역시 서사 방식부터가 재미있다. 채권추심원 태건호의 냉혹함을 보여주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건호의 충격적인 인생과 눈물로 끝을 맺는다.
그 과정이 한 편의 로드무비처럼 펼쳐지면서 극 마지막에 장치된 반전을 더욱 눈에 띄게 하는 방식이다. 한 남자의 불우한 인생사를 천천히 사방으로 퍼지는 수면의 요동처럼 전개해 나갔다.
물론 정재영, 전도연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특히 전도연의 팜므파탈 연기는 왜 그녀가 칸의 여왕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오늘'은 전직 방송국 PD이던 다혜가 1년 전 약혼자를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되지만 그 가해자가 고교생임을 알고 용서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그러면서 용서의 참 의미를 되묻게 한다.
이 작품 역시 송혜교의 연기가 호평받았었다. 그가 연기한 다혜는 큰 감정의 기폭없는 인물이지만 잔잔하게 번져나가는 감정선을 세심하게 연기해 냈다는 평이다.
[사진 = 영화 '만추'-'오늘'-'카운트다운'(왼쪽부터)]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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