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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케이블 드라마가 예전같지 않다. OCN TV무비 '동상이몽'으로 대변되는 '케이블드라마=선정성'의 공식도 이미 깨진지 오래다.
오히려 요즘에는 "케이블 드라마가 재미있더라"라는 입소문을 타고 시청층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기세를 몰아 tvN, OCN, 채널 CGV 등이 속한 CJ E&M 방송사업부문은 이례적으로 지난 23일 2012년 드라마 비전 발표 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라인업을 공개하기도 했다.
케이블드라마가 확고히 자리잡은 것은 사실 올해부터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지상파 드라마들이 생방송이나 다름없는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 방송사고 등이 빈번한 가운데, 주1회 방송 및 시즌제, 사전녹화 등의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비하면서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1.배우의 재발견 "왜 케드냐고요? 재미있으니까. 다르니까"
몇년 전만 해도 케이블드라마에 출연하고자하는 배우들은 거의 없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케이블드라마에 굳이 출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케이블 드라마는 배우들이 오히려 선호한다. 현재 OCN에서 방송 중인 '특수사건전담반 TEN'의 김상호는 이 작품으로 데뷔18년 만에 주연작을 꿰찼다. 그에게 "왜 케드냐"라고 물어보니 "재미있으니까요. 대본이 너무 좋아서 보고 바로 '콜'했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OCN '뱀파이어 검사'에 출연 중인 배우 연정훈도 마찬가지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키다리 아저씨 이미지에만 갇혀 있던 그는 데뷔 이후 최초로 뱀파이어라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맡으면서 액션도 선보이고 있다. '뱀파이어 검사' 관계자는 "무엇보다 연정훈 본인이 만족스러워 한다. 다른 것을 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라고 한다"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배우로서는 재미있는 동시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이블 드라마를 선호하게 됐다. 예전과 다르게 인지도도 나날이 올라가고 있으니 출연 안할 이유는 더이상 없는 것이다.
이외에도 현재 시즌3를 준비 중인 OCN '신의퀴즈'나 26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채널CGV 'TV방자전' 등은 새로운 배우들을 재발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신의퀴즈'의 주연 류덕환과 'TV방자전'의 이은우, 민지현 등은 신인에 가까운 배우들이지만 주연배우로 출연했다. 기존에 알지 못했던 배우들이 케이블 드라마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알리게 된 셈이다.
배우들이 케이블 드라마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상파와는 다르게 여유있는 스케줄이다.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주5일 촬영을 해요"라고 말한다. 지상파에서는 주2회 방송분을 확보해야하고, 4부 대본이 나오고 2부까지 촬영한 상황에서 첫 방송이 들어간다. 첫주 2부가 방송되고 나면 둘째주 부터는 3부와 4부를 찍는 동시에 방송하는 살인 스케줄이 종영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반면, 케이블 드라마는 보통 8부 대본이 나오고 6부까지 촬영한 상태에서 첫 방송에 돌입한다. 대부분 주1회 방송을 하기에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여유롭다. 그러니 후반작업에도 더욱 공을 들일 수 있게되고 이는 곧 작품의 질적성장으로 이어진다.
여유있게 촬영하면서 작품의 질도 좋으니 배우로서는 금상첨화다.
앞서 말했듯 케이블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색다르다는 점이다.
'신의 퀴즈'는 희귀병을 다뤘으며, '뱀파이어 검사'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다.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스케일부터가 다른 수사극에 'TV방자전'은 에로티시즘을 내세웠다. 이들 모두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쉽게 다룰 수 없는 소재들이다.
출생의 비밀, 얽히고설킨 삼각로맨스의 재탕 삼탕이 드라마들에 지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케이블 드라마에 눈을 돌리게 됐다. 특히나 미국 드라마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이라면 한국판 CSI의 등장에 귀가 솔깃할 만 하다.
이 기세를 몰아 OCN은 내년 3월 판타지액션 장르의 히어로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3D로도 제작을 검토했을만큼 스케일면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이외에도 Mnet 에서는 내년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성균관 스캔들'의 김원석 PD가 한국판 '글리' 음악 드라마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신의퀴즈.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TEN. TV방자전. 사진=OCN,채널CGV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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