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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케이팝(K-POP) 열풍은 분명 사건이다. 문화 약소국에서 강국으로 발전하는데 있어 일등공신이다. 80~90년대 외국의 선진 문화를 흡수, 소비하던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제는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내다 파는 생산자로 주체가 바뀌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에 머물던 한류는 케이팝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유럽을 비롯해 남미까지 번졌다. 꿈의 미국 진출도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케이팝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다. 국적과 인종을 뛰어 넘어 전 세계 팬들이 좋아하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 팬들은 커버댄스를 춰가며 케이팝 가수들의 공연을 열어달라며 환호하고 있다.
정부도 케이팝 지원에 적극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케이팝 저변 확대를 위한 ‘케이팝 아카데미’(가칭) 추진과 중남미, 중동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현지 공연 지원, 인디음악 지원 사업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CJ E&M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큐브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스타제국, 제이튠, 정글, FNC 뮤직, 아메바컬쳐 등 6개 기획사와 손잡고 케이팝 글로벌 콘서트 브랜드 ‘엠 라이브’(M-Live)를 출범시켰다. 이미 ‘엠 라이브’를 통해 서인영과 나인뮤지스가 중동 시장에 진출했고, 비스트, 포미닛 등이 저 멀리 남미의 브라질에서 케이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콘서트를 연다. 타이거JK와 t윤미래, 리쌍 등은 힙합 본고장인 미국으로 날아가 케이 힙합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찌감치 SM, YG, JYP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등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티스트들의 해외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이들이 해외에서 거둔 성과가 케이팝 열풍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국내 가요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케이팝이 특성화된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데 입을 모은다. 하지만 향후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 산업으로서의 케이팝 전망과 우려의 시각을 국내외 현직 케이팝 관계자들에게 들어봤다.
케이팝 열풍은 향후 3~5년 정도 갈 것으로 본다. 케이팝으로 분 ‘신 한류’가 현재 초기 단계이고 향후 진화하는 단계로 본다면 3년 뒤쯤 1차 고비가 올 것이다. 그 때 음악과 비주얼적인 식상함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의 아이돌들이 분명 유리한 환경에 있기는 하지만 결국 차별화가 중요하다. 서로 똑같이 획일화된 방법으로 가게 되면 우리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국내 경쟁이 아닌 해외에서 통할 질적 콘텐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 용감한 형제(작곡가)
너무 흔함을 어떻게 얼마나 노력하고 헤쳐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지금 가장 좋은 시기인 건 사실이다. 때문에 지금 잘 해야 한다. 외국의 작곡가들을 만나 얘기하다보면 케이팝의 자극적인 매력에 이끌린다고 하더라. 정확한 단체 군무와 노래 클라이맥스에서 터져 나오는 이른바 ‘훅’ 사비 같은 고음이다. 이게 해외에서 잘 먹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너무 흔해지면 케이팝 수명이 더 단축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특성화된 콘텐츠의 개발이다.
- 권창현(코어콘텐츠미디어 본부장)
향후 케이팝 ‘신 한류’ 지속 가능성은 5년 이상으로 본다. 일본은 말 할 것도 없고 태국, 싱가포르, 라오스,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어 결국 중국 등 대륙으로의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는 케이팝 이미지의 제고 측면이 더 크다. 그만큼 리스크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필수인 언어 외에 현지 문화에 적응하는 현지화가 최대한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 나상천(드림티 엔터테인먼트 이사)
최소 5년은 가리라고 본다. 케이팝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금방 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은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고, 2~3년은 깊은 매력에 빠지는 시간, 그 이후에는 차별화된 케이팝으로의 현지화 확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국내 아이돌들의 탄생이 우려된다. 검증된 인재들을 제대로 뽑아서 진출해야 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친구들이 향후 많아지면 ‘신 한류’ 연속성은 저해된다. 결국 우리로 인해 우리가 쓰러지는 우를 범할 수 있다.
- 지민수(일본 ME PLUS 대표)
지금의 케이팝 ‘신 한류’는 현지의 10대 팬들을 움직였다는 데 있다. 드라마 한류로 인해 우리 엄마, 이모가 듣던 음악에서 젊은 친구들이 듣는 음악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10대들이 움직이면서 케이팝 열풍이 불었다. 일본에서는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제이팝과 케이팝으로 대변될 정도다. 아무로 나미에가 5~6만 장의 오프라인 음반 판매고를 올린데 반해 소녀시대가 10~20만 장을 팔았다는데 의미가 깊다. 고무적이다. 우려되는 건 음반 제작자들의 마인드다. 선진화된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현지화 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 언어는 기본 필수다. 공연을 할 때 국내의 것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 현지 공연 기획사와 협력하고 조율하는 것도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SM 소속 가수들(위)과 걸그룹 카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M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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