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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가수 적우(본명 박노희·40)가 MBC '나는 가수다' 10라운드 1차 경연서 윤시내의 '열애'를 열창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적우는 무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눈물 흘렸다.
술집 마담 출신이란 소문과 '나는 가수다'에 오를 만한 수준이 아니란 비난까지 적우는 첫 경연을 향하는 발걸음부터 무거웠다고 한다.
"사람들이 절 어떤 눈으로 볼까 걱정이었고 두려웠어요. '청중평가단이 날 노래 하나로만 평가할까?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왔을텐데…' 이런 생각에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어요. 절벽에 저 혼자 서있는 기분이었죠"
수많은 라이브 무대에 섰던 적우였지만, 첫 경연 날만은 엄청나게 떨고 있었다. 적우의 스태프들도 그녀가 그렇게 떠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한다.
적우는 결구 노래를 마친 뒤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았다. 왜 그렇게 많이 울었냐고 물었더니 적우는 그 순간을 회상하며 다시 눈물 흘렸다.
"제가 무대에 서 있는데, 절 바라보는 사람들 시선이 마치 부엉이 눈처럼 커다랗게 보였어요. 전 사람들 시선에 벌벌 떨면서 아이처럼 점점 작아졌어요.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떨면서 노래를 다 불렀는데, 노래가 끝나는 순간 기립박수를 치는 사람들을 봤어요. 그 때 감동이 터졌어요. 제가 잘못 생각했나 봐요. '날 편견으로 바라보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제게 박수 쳐주고 환호해주던 사람들의 눈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꼈어요. 떨고 있던 제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 제게 있던 일들이 눈 앞에 흘러가면서 애처럼 울어버렸어요.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거에요"
무대 위 카리스마와 달리 의외로 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적우에게 '명예졸업'을 하고 싶지는 않은지 물었다.
"'명예졸업'이요? 가식이 아니라 정말 그런 대단한 가수들과 함께 노래했다는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영광이에요. 제가 바라는 건 제 능력이 된다면 제 안에 있는 마음을 고스란히 노래로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것 뿐이에요.
"제가 가수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가수가 되면 공연으로 힘든 아이, 버려진 아이,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외로운 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게 제 꿈이에요. 제가 더 많이 알려지고 공연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가수가 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공연을 100회 하면 100명을 돕고, 1000회를 하면 1000명을 도울 수 있잖아요"
여성 솔로 가수로는 최초로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가졌던 적우. 대단한 기록이지만 사실 그 안에는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있었다.
"간 이식을 한 꼬마 아이를 돕고 있는데, 그 꼬마가 자기 꿈이 가수래요. 그런데 제가 가수로서 그 꼬마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뭔가 하나 해주고 싶은 마음에 기억에 남는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공연장이 어디일까 생각하다 예술의전당에 공연을 신청했어요. 그렇지만 심사에서 저 대신 외국의 다른 뮤지션이 됐어요.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 외국 뮤지션이 공연을 못하게 된 거에요. 그래서 엉겁결에 제가 대타로 그 날 공연을 하게 됐죠. 덕분에 가수가 꿈인 그 꼬마한테 추억이 되는 공연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전 삶이 기적 같아요"
적우는 '나는 가수다'에 선 것도 기적이라고 말했다. 적우의 기적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제 목소리는 노래의 악기일 뿐이에요"라는 적우. 이런 기적 같은 가수를 지금이라도 발견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적우.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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