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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종합편성채널 4사(채널A, TV조선, jTBC, MBN)가 오는 12월 1일 개국한다. 4사는 이날 동시 개국 축하쇼를 열고, 생중계한다. 그러나 방송가 일각에서는 일부 채널은 개국을 하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편성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종편채널 중 최근까지 첫 촬영은 커녕 기획단계에 있거나, 이제야 출연진 섭외가 완료된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첫 촬영에 들어간 수준이면 그나마 다행인 셈. 종편채널의 경우 일부 프로그램은 아직 제목도 확정되지 않았다.
종편채널 관계자는 “개국은 12월 1일에 하겠지만 방송 개념의 개국은 어려울 것”이라며 “종편4사 모두 좋은 당장 콘텐츠 확보도 힘든 상황이다. 아마 재방, 삼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 선점 효과를 노린 무리한 개국종편채널이 무리하게 개국 시기를 12월 1일로 잡은 이유는 JTBC 영향이 컸다. JTBC는 과거 TBC(동양방송)이 1980년 11월 30일 강제 폐업조치 당했던 만큼, 후신인 JTBC의 개국날을 12월 1로 하자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이들의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고 실제 이유는 광고 때문이라는 것이 방송가 중론이다. 광고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1월과 2월은 광고 비수기인데다가 기업들의 예산배정문제로 광고를 얻기가 쉽지 않다. 이에 12월에 광고를 개시해 연말의 잉여 광고예산을 얻어가고 1~2월까지 이어가겠다는 의도인 것.
더불어 오래 전부터 12월 1일 개국을 공표해온 상황에서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형성돼 어쩔 수없이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시 말하면 이는 종편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빨리 방송을 시작해 논란을 묻어버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확보 경쟁 과열, 거액스타 발생
최근 JTBC 드라마 ‘인수대비’에 출연하는 채시라는 회당 출연료로 4500만 원가량 받는다고 알려졌다. 다른 톱스타에 비해 월등히 많이 받는 수준은 아니지만 ‘인수대비’는 50부작이다. 채시라는 약 30회에 출연한다. 지상파에서 이정도의 드라마 주연에 4500만원을 지급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이 같은 현상은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보니 종편채널이 스타들 붙잡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연기자라는 공급은 제한돼 있는데 채널이 4개나 생기면서 연기자를 필요로 하는 수요는 많아져, 경쟁이 과열된 것. 섭외 경쟁이 과열되면서 톱스타 출연료는 이미 회당 수천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조연급 연기자의 몸값도 대폭 치솟았다.
검증되지 않은 채널이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내세우는 카드는 당장 스타 밖에 없다. 결국 스타를 잡는 방법은 높은 출연료 뿐. 지상파를 포기하면서 종편에 왔다는 이유로 출연료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이는 개국 이후에도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종편, 뉴스도 ‘삐그덕’
종편채널은 이밖에도 뉴스에 쓸 영상자료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종편채널 관계자에 따르면 “YTN과 KBS에 영상자료 판매나 공유를 요청했으나 값을 비싸게 불러 무산됐다”고 밝혔다. 종편채널은 현재 보도채널 MBN의 기존 영상자료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MBN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영상자료는 스틸컷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설도 들리고 있다.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생생함이 생명인 방송뉴스에 스틸컷을 낸다면, 그 장면은 종편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종편채널들이 시험방송 수준의 편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 종편 채널 관계자는 “의미상으로만 개국이다. 다들 한숨 푹푹 쉬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 반납하고 하루 종일 일하고 있지만 초비상”이라며 설명했다.
[JTBC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맡게된 소녀시대(맨위), 채널 A 편성설명회에 참여한 스타들, '인수대비'에 출연하는 함은정, 채시라, 백성현(맨아래 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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