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타이중(대만) 윤세호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첫 한국 프로야구팀 아시아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삼성은 29일(한국시각) 대만 타이중 국제야구장에서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아시아 최강자리를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삼성이 막강 마운드를 바탕으로 한 투수력의 팀이라면 소프트뱅크 역시 리그 최저 팀 평균자책점인 2.32를 기록한 것과 동시에 무려 180개의 팀 도루로 상대를 흔들어 놓은 발야구의 팀이다. 소프트뱅크에는 도루 60개로 퍼시픽리그 1위를 차지한 혼다 유이치를 필두로 가와사키 무네노리(도루 31개)와 마츠다 노부히로(도루 27개) 등 4명의 선수가 퍼시픽리그 도루 부분 9위 안에 포진돼 있다.
소프트뱅크의 발야구는 지난 2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삼성을 상대로 7개의 도루를 100%의 확률로 성공시켰고 삼성은 0-9 대패를 당했다. 삼성 배터리가 소프트뱅크의 도루를 미리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포수 진갑용은 피치아웃과 높은 볼을 주문하며 소프트뱅크 주자들을 견제했지만 소프트뱅크 주자들이 삼성 투수들의 퀵모션을 완벽히 빼앗았다.
특히 5회초 1사 1, 3루에서 1루 주자였던 아카시와 3루 주자 하세가와의 더블 스틸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작전이었지만 당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던 이동걸의 퀵모션도, 내야진의 판단력과 송구 정확도도, 하세가와와 아사키의 발을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부분이 삼성과 소프트뱅크의 기량차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되기도 했다.
어쨌든 호주 대만을 꺾고 아시아 제패를 눈 앞에 둔 삼성이기 때문에 결승전에선 소프트뱅크의 도루를 절대적으로 잡아내야만 한다. 그리고 삼성 역시 자체적으로 이에 대한 해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을 하루 앞둔 28일 일단 소프트뱅크 선수들의 기동력에 대해 "우리나라 투수들은 퀵모션이 1.30초만 되도 괜찮게 보는데 일본 투수들은 1.20초가 기준선이다. 소프트뱅크 선수들이 리그에서 엄청난 도루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실로 굉장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프트뱅크의 발야구를 추켜세우면서도 "아무래도 도루를 막기 위해선 퀵모션이 중요한데 소프트뱅크와의 첫 경기 때는 투수들이 1.5군이었다. 결승전에선 1군 투수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투수들의 퀵모션 부분에선 상당히 다를 것"이라며 도루 저지에 대한 자신감을 전한 바 있다.
결승전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좌완 장원삼 역시 "일단 타자의 출루를 막는 게 우선이지만 출루를 허용해도 견제를 통해 최대한으로 묶을 것이다. 어떻게든 도루를 못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될 수 있는 한 긴 이닝도 소화하고 싶다. 일단 직구 위주의 공격적 투구를 할 생각"이라고 변화구 보다는 직구로 상대 주자가 뛸 시간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수 못지않게 중요한, 삼성의 홈플레이트를 지키는 진갑용의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은 .354. 시즌 그대로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지난 경기처럼 무더기로 도루를 허용하지 않을 수치다. 진갑용은 지난 소프트뱅크전 대패에 대해 "역시 소프트뱅크는 리그에서 도루를 가장 많이 성공한 팀 다웠다. 사실 당시엔 큰 점수차로 패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각오했다. 결승전은 다를 것"이라고 스프트뱅크와의 첫 번째 경기는 탐색전이었다는 뜻을 살며시 말했다.
지키느냐, 혹은 빼앗기느냐. 장원삼과 진갑용을 비롯한 삼성 내야진이 소프트뱅크의 대도(大盜)들을 상대로 얼마나 베이스를 지켜내느냐가 우승을 향한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지난 26일 삼성과 소프트뱅크의 경기에서 소프트뱅크 하세가와가 진갑용의 태그에 앞서 더블스틸에 성공하는 장면. 사진 = 타이중(대만)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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