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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7일 첫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발효가족'(박찬홍 박찬율 김지우 극본)은 70분의 짧은 시간동안 주연배우 송일국과 박진희, 박찬홍 PD, 김지우 작가의 색깔을 고루 버무려내면서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우선 '발효가족'이 보여주는 스펙터클은 크게 두 가지였다. 거칠고 무대포인 기호태(송일국 분)의 캐릭터를 구현하는 액션신과 이강산(박진희 분)을 축으로 하는 음식, 대표적으로 김치의 스펙터클이 브라운관을 가득 채웠다.
액션시퀀스를 구성하는데 박찬홍 PD의 카메라는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했다. 교양 PD 출신인 박 PD의 액션시퀀스는 물량에 의존하기 보다 시점의 변화로 긴장감을 부여하는데 탁월하다. 또 하나의 볼거리인 김치를 비롯한 음식들은 극단적 클로즈업과 조명 덕에 생생하게 살아있게 표현됐다.
말보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야성성에 코믹함을 토핑으로 얹은 기호태의 캐릭터는 송일국에게는 이미 익숙한 옷. 그의 전작들이 살짝 겹쳐보이는 지점조차 단점이라기 보다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극에 몰입할 수 있는 유효한 장치로 작용했다.
털털하고 직선적이며 피를 흘리는 기호태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여장부 이강산 캐릭터는 적어도 국내에서 박진희 이상의 적역을 찾기 어렵다. 적확한 캐스팅은 최근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특정 사물이 과거의 에피소드와 연결되고 몇 개의 단편적인 회상 장면이 결부되면서 스릴러적 긴장감을 배가하는 순간은 '부활' 이래로 김지우 작가의 추리극에서 트레이드 마크처럼 쓰이고 있다. 기호태의 과거가 그가 맛보는 김치와 스파크를 일으키는 순간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발효가족'은 양질의 배추와 무, 젓갈과 소금, 고춧가루를 준비한 채 시작됐다. 앞으로 잘 버무려지고 제대로 발효되길 기대한다.
[사진제공 = JTBC]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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