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2012년 영화계는 그야말로 작은 영화의 한해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의 국내 영화 흥행 5위 권내 성적을 보면 745만의 ‘최종병기 활’, 737만 ‘써니’, 509만 ‘완득이’, 479만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467만 ‘도가니’의 순이다.
제작사와 배급사에서는 영화 개봉 전 기대치를 세우고 배급규모 및 마케팅 비용 등을 생각한다. 상업 영화의 경우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시장 논리에 의해 제작 규모와 캐스팅이 정해진다.
실제로 올 여름 극장가에는 '7광구', '퀵', '고지전' 같은 블록버스터 화제작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모두 흥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상위 5위권을 장악한 영화는 모두 배급사 마저 기대를 하지 않은 소위 비화제작이었다.
실제로 ‘써니’와 ‘도가니’의 경우 이런 경향이 심했다. ‘써니’가 개봉할 당시에 배급 관계자들은 “100만만 넘어도 다행인 작품”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도가니' 또한 ‘써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는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장애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한마디로 부담스런 소재다.
10월 11월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한국영화 흥행 순위를 바꿔놓은 ‘완득이’ 또한 마찬가지다.
할리우드 최고 흥행작'리얼스틸'과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지섭, 한효주의 '오직 그대만'을 누르고 5주 연속 흥행 선두를 달리면서 개봉 2주 만에 150만 관객을 동원했다.
김윤석 유아인과 김상호 등의 조연들, 그리고 사제지간의 티격태격으로만 선입관이 지어졌던 이 영화는 다문화가정까지 파고들며 선생과 제자, 가족, 인종간 모두의 '사랑' 영화로 승화돼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데 성공했다. 덕분에‘완득이’의 흥행 추이는 개봉 한 달이 휠씬 지나고 ‘특수본’이 개봉하면서 겨우 사그라 들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소위 말해 ‘큰 돈 들이지 않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화려한 볼거리와 화제성 없이 단순히 작품의 힘과 배우의 연기력 만으로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올해 한국 영화가는 그야말로 ‘작은 영화’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 = 써니-도가니-완득이]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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