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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주병진 컴백, 토크계의 전설이 돌아왔다는 말들로 일단 떠들썩했다.
1인 토크쇼 1세대로 '주병진쇼' '주병진의 나이트쇼' '주병진의 데이트라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만큼, 무게감을 자랑했던 그의 등장에 따른 당연한 반응들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아니면 여러 개인기와 강한 에피소드를 매 순간 풀어내는 자극적인 토크쇼들에 길든 탓일까.
정통 토크쇼를 표방한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방송단 2회 만에 시청률 급감 현상을 보이며 초라한 성적을 거머쥐었다.
주병진은 두 번째 방송 오프닝에서 "습관적으로 '해피투게더'를 시청하고 있었다"는 말로 상대프로를 대놓고 언급했다. 또 "시청률이 잘 안 나오면 내 탓이다"라고 말하며 시청률에 대한 책임의식을 내비치며 신경쓰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불행하게도 현실로 이어졌다.
9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리서치에 따르면 8.5%였던 '주병진 토크 콘서트' 1회 시청률은 2회 만에 4.9%를 기록하며 급격히 저조한 기록을 냈다.
게스트 차승원조차 평소 유쾌한 모습과는 달리 방송 대부분 차분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깊이있는 생각들을 전했다. 강압적인 질문공세 없이 자연스럽게 스타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편안함이 장점일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지루하다는 반응도 함께 따라왔다.
첫 회 게스트로 출연한 박찬호에 이어 올 한해 '독고진'이란 히트 캐릭터로 대중과 만난 차승원이 두번째 게스트로 출연했단 점에선, 여타 토크쇼들이 중요시하는 화제인물 모시기에는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게스트 면에서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를 다운된 분위기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 다소 지루한 무거운 진행이 프로그램 시작 전의 기대감까지 줄게 했다.
이에 대한 불만은 보조 MC 최현정 아나운서에 대한 반감으로 표현되고 있다.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방송 직후 꾸준히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얌전한 그녀의 역할과 존재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누구를 보조MC 자리에 앉혀라"는 말로 여타 개그맨 패널들이 보여주는 활기찬 분위기를 예로 들며 형식의 전환을 언급했다. 정통 토크쇼에서 무게감을 원치않는 시대적 변이를 방증한다.
한마디로 주병진의 정적인 토크쇼 분위기를 대중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웃음코드를 지닌 자극제를 투입하길 갈망하고 있다. 화려한 억지 설정을 배제한 채 진솔한 토크만으로 정통 토크쇼의 바람을 예고했지만, 정작 시대가 변했다는 말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전성기를 누릴 쯤 주병진 옆엔 방자가 있었다. 이경규, 노사연, 김흥국이 함께 콤비를 이루며 시너지효과를 냈다. 주병진의 반듯한 개그에 그들의 허당스런 면모가 더해져 시청자들의 폭발적 관심을 이끌었다. 이 세사람의 조연스타는 주병진에게 철저하게 당해줬고, 또 이들은 주병진을 가끔씩 역공하는 프고그램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병진의 천재적인 말솜씨 재치와 이경규 김흥국 노사연의 못잖은 애드립은 프로그램의 감칠 맛을 더했다. 주병진처럼 타 출연자를 천재적으로 다루는 사람도 없었다. 면박을 주던, 추켜주던, 속된 말로 죽이고 살리던 왜 그 천재적 재주를 보여줄 기회가 없는가.
당시의 느낌을 살려 복고풍 토크쇼로 돌아왔지만, 주병진은 자신의 능력과 시대에 반하는 복고에 자신감이 너무 있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중에 방자의 부재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 여름 그가 출연했던 '무릎팍 도사'에서 강호동 곁에는 방자 유세윤과 우승민이 있었고, 경쟁작 '해피투게더'에도 박명수가 있다.
현재 주병진 토크 콘서트에는 실험적인 면이 없다. 대중들은 단지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평범함을 넘어 지루하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과거 명성대로 주병진 스타일이 누군가에겐 반가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정도로는 프로그램 인기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회분을 놓고 프로그램 전체를 살펴보는 성급함이 있지만 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의 토크쇼 분위기에 대한 대중의 싸늘한 반응은 반 토막 난 시청률에서 어느 정도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아직 주병진의 반격을 기대하는 대중들을 위해 그는 시청률 급증을 자신의 영광으로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정통토크쇼의 정적인 분위기를 자신의 스타일로 고수시켜 발전시킬지 먹히는 예능 요소를 연구할지 '주병진 토크콘서트'만의 특별함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대중은 실로 오랜만에 방송에 돌아와 아직 몸이 덜 풀어진 걸 알기에 주병진에 거는 기대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주병진. 사진 = MBC 제공]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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