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대형 포워드가 될 선수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빠르면 5, 6라운드 혹은 다음 시즌에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신인 함누리(23·195cm)를 언급했다.
시즌 개막이 2달 지난 현재도 유 감독은 한 경기 평균 20분을 뛰지 않고 있는 함누리에 대한 신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언제나 유 감독은 “함누리는 기록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유형이다. 함누리는 기록 외적인 부분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14일 모비스전에서 함누리는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함누리는 26분 이상을 뛰며 17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물론 기록 외적인 부분에서의 활약도 좋았다. 함누리는 모비스의 기둥이자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을 시종일관 마크했다. 양동근은 자신보다 약 15cm가 큰 함누리의 집중 마크에 고전했고 이는 모비스 전체의 득점 침묵으로 이어졌다.
포인트가드가 막히자 모비스의 공격은 삐그덕거렸다. 어쩔 수 없이 레더 위주의 골밑 공격을 시도했지만 레더 역시 매치업 상대인 힐의 높이와 더블팀에 당황했다. 함누리의 철벽 수비 속에 전자랜드는 전반을 손쉽게 가져갔다. 3, 4쿼터에 모비스가 맹추격을 했지만 함누리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에 이은 풋백 득점과 신장을 살린 포스트플레이로 승부에 쐐기를 박아버렸다.
중앙대에서 함께 52연승의 신화를 쓴 오세근과 김선형. 그리고 최연소 국가대표 최진수.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함누리 역시 향후 이들과 나란히 할 또 하나의 대형신인이다. 유 감독은 함누리의 장점에 대해 “저 정도 신장에 운동능력까지 갖춘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이기는 농구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물론 급하게 무리해서 키울 생각은 없다. 어쨌든 함누리에겐 엄청나게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누리 역시 “시즌 초반부터 다른 루키 들이 워낙 잘해서 움츠려 들었던 게 사실이다. 신인왕은 멀어졌지만 팀을 위해 뛰는 선수가 되겠다”며 “농구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많다. 그리고 나는 골고루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유형이다. 나보다 작은 상대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고 큰 상대도 막을 수 있다. 공격에선 키를 이용한 포스트업도 가능하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계속 향상되는 모습을 보일 자신이 있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농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득점뿐이 아니다. 한 순간의 블록슛이 될 수도 있고 리바운드가 될 수도 있다. 상대를 향한 타이트한 수비와 적절한 타이밍의 헬프 수비, 팀 동료의 리바운드를 유도하는 박스아웃, 민첩한 로테이션 등은 기록되진 않아도 팀에 승리를 가져온다.
유 감독은 함누리를 두고 추승균, 혹은 양희종을 떠올리곤 한다. 추승균과 양희종 모두 빼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다재다능함이 특징인 국가대표 선수다. 그리고 둘 모두 유 감독의 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함누리가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재능을 모두 발휘하는 날, 전자랜드 역시 더 높은 곳에 자리할 것이다.
[전자랜드 함누리. 사진 = KBL 제공]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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