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나무는 뿌리가 없이 살지 못한다. 뿌리가 없이는 아름다운 꽃도 탐스러운 열매도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뿌리는 겉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땅속에 고이 숨어 있다. 안양 KGC 인삼공사에도 나무의 뿌리 같은 존재감을 지닌 이정현(24)이 있다.
올해로 프로 2년차인 그는 흔히들 말하는 '2년차 징크스' 대신 올 시즌 최고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다행히도 2년차 징크스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박)찬희도 그런 것 같다. 팀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도 실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오히려 신인 때보다 코트위에서도 좀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지난 16일 안양 KGC는 고양 오리온스를 맞아 힘겨운 싸움을 했다. 비록 98-94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연장까지 가는 접전으로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이 났다. 이날 이정현은 36분 37초 동안 19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특히 경기 후반에 들어 연속해서 외곽슛을 성공시키며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정현은 "선수 누구나 그렇지만 첫 번째 슛이 들어가면 그날 경기가 잘 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종의 자신감이다. 근데 반대로 첫 슛이 안 들어가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슈팅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 전했다.
현재 안양 KGC는 우승을 넘볼 수 있을 만큼의 완벽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일찍이 신인왕의 자리를 점찍어 둔 오세근(24)을 비롯해, 김태술(27)-양희종(27)-박찬희(24) 등의 국내파와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용병 로드니 화이트(31)가 버티고 있다. 이런 좋은 멤버들 덕분에 이정현은 좋은 기량을 갖추긴 했지만, 벤치에서 팀을 조력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항상 경기를 하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한다. 준비 한 것들을 경기에서 모두 보여줄 수 도 있고, 그렇지 못 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짧게나마 나에게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출장 시간이 짧다고 탓하기 보다는 내가 그 시간동안 코트위에서 부끄럽지 않았나를 생각해봐야하는 것이다"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 농구도 어느덧 시즌 중반에 들어섰다. 이정현은 "현재 우리 팀 멤버들이 좋다. 이런 멤버들과 함께여서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 전력에서 설사 내가 코트위에서 뛰지 못한다 하더라도 항상 팀의 활력소가 되고 싶다. 올해에는 꼭 봄에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KGC 이정현. 사진 = KBL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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