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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올 한해 SBS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연말 무분별한 시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1년 SBS 드라마는 그야말로 풍년이다. '시크릿 가든'의 폭발적인 인기를 시작으로 '싸인', '마이더스', '시티헌터', '무사 백동수', '보스를 지켜라' 등 참신한 작품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천일의 약속', '뿌리깊은 나무'로 주중 월화수목 시청률 1위를 석권하고 있다.
드라마 성공과 더불어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연말 시상식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해 SBS '연기대상' 수상자(작) 수는 총 20개 부문 51개로 집계됐다. 이는 20개 부문 38개 수상자(작)을 남긴 MBC, 16개 부문 30명에게 시상한 KBS와 비교되며 나눠주기라고 비판을 낳았다.
당시 SBS는 연기상 수상부문을 세분화해 수상자를 늘렸고 신인상과 같은 10대 스타상, 뉴스타상 수상자만 무려 18명에 달했다. 신인상은 평생에 한번 받는 것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세간의 인식을 감안할 때 그 의미를 완전히 퇴색시키는 처사였다.
연말 시상식의 나눠주기식 시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간 연말 시상식에서는 남녀 공동수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시상자는 수 명, 혹은 십수명의 수상자를 호명하느라 방송시간에 쫓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심지어 연말 시상식의 꽃, 대상 역시 공동수상으로 진행해 시청자들에게 허탈감을 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연기대상'은 배우들의 기분을 좋게만 하는 시상식이 아니다. '연기대상'은 연기자의 연기력과 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 준다. 또 상업성만 중요시하는 최근 방송계 풍토 속에서 연기력, 작품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증해주는 순기능적 역할도 하고 있다.
상의 무분별한 분배는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트리고 긴장감을 저하시킨다. 이는 결국 시청자들의 무관심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아무도 보지 않고 응원하지 않는 시상식은 배우들의 친목도모의 장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시상식은 배우들 개인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가고 배우로서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연기를 보고 웃고 울었던 시청자들의 응원이 꼭 동반되어야 한다.
각종 스포츠 대회 1등이 여러 명이 될 수 없듯 시상식도 그러하다. SBS는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배우들에게 상을 주고 그 상이 배우와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석규, 수애, 이민호, 박신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DB]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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