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연봉이 이렇게 많이 오른 것은 처음이에요"
손용석의 목소리에서 설레는 마음이 묻어났다. 손용석은 올해 연봉보다 33% 인상된 3200만원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망설임없이 한번에 바로 도장을 찍었다"던 손용석은 가장 먼저 아버지를 떠올렸다. 손용석의 아버지 손경구 씨는 지난해까지 롯데 1군 선수단 버스를 운전했다. 지금은 정년 퇴임하고 개인 택시를 운행 중이지만 올해 1군에서 활약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때문에 손용석은 연봉이 오른 사실도 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전해드렸다.
올시즌 백업 2루수로서 알짜 활약을 했던 손용석은 다음 시즌을 위해 지난 12일부터 경성대학교에 나가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아버지도 아침 일찍부터 나가는 아들을 보면서 "이번에 제대로 칼을 갈고 있는거냐"며 묻는다고 한다.
오전 9시 반부터 절친 KIA 홍재호와 함께 훈련에 임하는 손용석은 경성대학교 학생들과 황령산을 오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몸을 만드는데 매진하고 있다. 시즌을 끝내고 간만에 쉴 수 있는 휴가이지만 양승호 감독이 '몸을 만들어오지 않으면 캠프에 데리고 가지 않겠다'고 선언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음 시즌 목표는 크지 않다. 간단 명료하게 '올해보다 나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손용석은 "주전에 대한 욕심을 부린다고 내가 주전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내야에서는 박종윤, 조성환 선배와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마음을 굳게 다졌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을 보면서 느낀 바도 많았다. 특히 손용석은 한화 이대수가 상을 받으며 울먹거리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손용석은 "백업 생활을 하다가 10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게 됐다고 했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 심경을 전했다. 백업 선수로서의 심경이 어떤지 잘 아는 손용석이기에 더욱더 그 마음이 공감이 갔다.
내년이면 7년차가 되는 손용석은 "대수 형이 10년 만에 받았다고 하니까 나는 9년 만에 받아보도록 할까"며 농담 섞인 다짐을 던져보다가도 이내 진지해졌다. 최근 손용석은 부모님께 건강검진을 선물로 드렸다. 이런 선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올해 1군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손용석은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만들어보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롯데 손용석. 사진 = 롯데자이언츠 제공]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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