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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음악에 순위를 매길 수 있을까. 지난 몇 년간 붐이 일었던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면 어딘지 모르게 씁쓸함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었다. 그건 오디션 프로그램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바로 합격자와 탈락자를 가릴 때였다. 심사위원들에 따라 참가자들의 음악이 좋은 음악과 덜 좋은 음악으로 평가 받아야 할 때였다.
음악이라는 것이 과연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일까. 대부분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실력과 대중성, 잠재성 등 다방면을 검토해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렇게 더 좋은 음악을 찾아 합격자와 탈락자를 나누곤 했는데 그게 정말 맞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3’(이하 ‘K팝스타3’)에 유희열이 안테나뮤직 대표로 심사위원에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테나뮤직은 다들 저마다의 개성으로 똘똘 뭉친 강한 뮤지션들이 포진해있는 기획사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피아니스트로 더 유명한 정재형이나 ‘음유시인’ 루시드폴, 항우울제처럼 행복한 곡을 만드는 페퍼톤스까지 소속 뮤지션들의 곡에는 저마다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때문에 유희열의 ‘K팝스타3’ 합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YG-JYP와의 대결에서 자칭 ‘중소기업’으로 불리는 안테나뮤직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 였다. 반면 기대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동안 SM-YG-JYP라는 세 거대기획사에 의해 대중성이라는 이름으로 재단돼왔던 오디션 참가자들의 독특함이 유희열을 통해 새롭게 발굴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귀를 잡아당기는 매혹적인 목소리, 뛰어난 춤 실력은 없지만 대신에 서툰 자작곡으로 꾸밈없이 노래하는, 가수나 댄서가 아닌 진정한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데에는 그런 뮤지션들의 집합체인 안테나뮤직 대표, 유희열만한 심사위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TOP10 선정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유희열은 그 기대에 부응하며 잘 해오고 있다. 물론 본인 스스로도 이야기하듯 춤에 대해서는 다른 심사위원들의 의견에 따르는 편이지만 대신 곡의 구성이나 가사에 대해서는 심사위원으로서 누구보다 냉철하고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며 YG-JYP와는 다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희열은 대중성, 상업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두 기획사와 달리 뮤지션 개개인이 가진 색깔을 존중하고 그 부분을 극화시켜 사랑받는 법을 찾아내는 심사위원이라는 점에서 분명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행복하려고 노래한다”는 그의 모토처럼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전에 뮤지션이 먼저 행복해야한다고 강조하는, 다른 두 기획사와는 분명히 다른 철학을 가지고 참가자들을 대하고 있는 것이다.
팝과 K팝에만 초점이 맞춰있던 ‘K팝스타’ 시즌1, 2와 달리 시즌3이 새로운 재미를 안겨주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자신이 가진 음악성으로만 승부해야하는 참가자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는 유희열이 등장하면서 이전 시즌에서는 볼 수 없던 음악적 다양성도 넓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테나뮤직에 캐스팅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연습실을 개조해 안무실을 만들어주며 밤잠을 설칠 정도로 아이들을 걱정하고 그들의 무대에 고개를 숙이고 진심으로 ‘오열’하는 그에게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다만 유희열이 ‘K팝스타3’에서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계속 심사해주길 바랄 뿐이다.
[‘K팝스타3’의 심사위원 유희열.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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