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금메달은 몇 개까지 가능할까.
소치올림픽이 8일(한국시각) 개막한다. 수 많은 외신이 각국의 금메달 개수, 혹은 세부종목별 우승자를 점치고 있다. 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한국은 금메달 4~6개, 종합 5~10위권으로 정리된다. 물론 금메달이 올림픽의 전부가 아니다. 올림픽은 도전 그 자체가 위대하다. 하지만,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당연한’ 금메달은 없다. 영국 유로스포츠는 김연아가 동메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스포츠, 특히 올림픽은 언제나 이변과 함께했다. 돌발 변수를 최대화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이 소치올림픽서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메달은 2개다. 바꿔 말하면, 최악의 경우라도 금메달 2개는 ‘안정권’이라는 의미다.
▲ 김연아-이상화, 금메달 안정권
금메달 2개가 유력한 주인공은 역시 김연아(올댓스포츠)와 이상화(서울시청)다. 성적과 기록이 말해준다. 아무리 봐도 김연아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2연패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무조건 확실’이라고 하진 않더라도 ‘금메달 안정권’이라 말할 수 있다. 일단 유로스포츠를 제외하곤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의심하는 시선은 없다.
김연아는 밴쿠버 올림픽 이후 약 1~2년간 사실상 개점휴업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2013 세계선수권서 총점 218.31점으로 가볍게 우승했다. 밴쿠버 올림픽 총점 228.56점보다는 떨어졌지만, 김연아의 아성을 무너뜨릴 자는 없었다. 아사다 마오(일본)도 김연아 없는 피겨계의 톱이었다. 김연아 특유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로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유나 스핀까지. 그녀의 테크닉을 넘어설 후보는 당장 보이지 않는다. 그레이시 골드(미국),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 등의 경험은 김연아에 미치지 못한다.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골드스핀 오브 자그레브, 1월 종합선수권대회로 소치 금메달 사냥 준비를 마쳤다.
이상화는 2013-2014 ISU(국제빙상연맹) 월드컵 시리즈서 7차례 연속 우승했다. 이 기간 4회 연속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16일에 세운 36초36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신기록이다. 이상화가 스피드 단거리 여제를 지키는 비결은 엄청난 하체의 힘이다. 이상화의 ‘꿀벅지’는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다.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뽐내는 원천이다. 이상화 역시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자기자신이 적수다. 컨디션 조절만 잘 하면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연패가 보인다. 역대 올림픽서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연패는 보니 블레어(미국, 1988,1992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 1998,2002년)뿐이었다.
▲ 심석희의 다관왕 가능성은
한국 여자쇼트트랙은 밴쿠버올림픽서 단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전이경, 고기현, 진선유로 이어지는 쇼트트랙 여제의 명성도 끊기는 듯했다. 이들은 모두 고등학생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보석은 또 출현했다. 심석희(17, 세화여고)다. 심석희가 소치에서 밴쿠버의 한을 풀어줄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외신들은 심석희가 한국에 2~3개의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 쇼트트랙의 장기. 막판 스퍼트다. 과거 전이경, 김동성 등은 초반엔 슬슬 달리다 마지막 1~2바퀴를 남겨놓고 폭발적인 스퍼트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쇼트트랙 전문가들은 이제 이런 전략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 지도자들이 워낙 해외에 많이 나가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쇼트트랙 지형도가 평준화됐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도 심석희는 남다르다. 일단 174cm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나아간다. 체력과 스피드 모두 선배 여제들을 빼다 박았다. 1500m가 주종목인데, 한국의 전통적 취약지구인 500m에서도 그리 뒤처지지 않는다. 마침 밴쿠버올림픽 3관왕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불참한다. 컨디션만 좋으면 전 종목 금메달(500m, 1000m, 1500m, 3000m 계주)도 불가능하진 않다.
▲ 모태범-이승훈이 관건
김연아,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하고, 심석희가 2관왕 정도에 오른다고 가정해보자. 한국의 금메달은 4개다. 외신들이 계산하는 한국의 금메달 개수와 대체로 비슷하다. 심석희가 3관왕까지 일궈낼 경우 한국의 금메달은 5개로 올라간다. 그런데 국내 스포츠 평론가들은 한국이 최대 6~7개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고 본다. 관건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모태범(대한항공)과 이승훈(대한항공)이다.
국내, 외 언론은 모태범이 금메달을 따주면 한국의 종합순위가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모태범은 남자 500m, 1000m에 출전한다. 그는 4년 전 벤쿠버에선 남자 500m 금메달, 남자 1000m 은메달을 땄다. 최대 적수는 샤니 데이비스(미국)다. 500m에선 모태범이, 1000m에선 데이비스가 우세하다는 전망이다. 모태범은 올 시즌 500m보단 1000m에 매진했다. 1000m에 중점을 두면 자연스럽게 500m에서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 모태범은 스타트, 데이비스는 막판 스퍼트가 장기다. 모태범은 장기인 스타트에서 데이비스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승훈의 밴쿠버올림픽 남자 10000m 금메달. 사실 장거리 1인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실수가 큰 영향을 미쳤다. 크라머가 레인 교차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년 뒤. 이승훈은 5000m와 10000m에서 크라머와 다시 맞붙는다. 객관적 기록이나 테크닉에서 크라머가 한 수 위다. 하지만,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자마자 빼어난 적응력을 과시했다. 이승훈 역시 진화 중이다. 강인한 체력과 스피드를 유지한 채 장기인 순간 스피드를 살릴 경우 이변도 가능하다. 모태범과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한국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 7개 획득도 가능하다.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금메달은 2006년 토리노와 2010년 밴쿠버의 6개였다.
[김연아(위), 이상화(가운데), 심석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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