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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모태범(대한항공)이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모태범이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다. 모태범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서 1,2차 시기서 각각 34초92, 34초90을 기록해 합계 69초82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다. 모태범이 이번에도 금메달을 딸 경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살펴봐도 500m 2연패는 드물었다. 남자의 경우 우베옌스 메이(독일)가 1988년 캘거리 대회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서 2연패에 성공한 뒤 18년간 2연패 달성자가 나오지 않았다. 여자 500m 역시 보니 블레어(미국, 1988년-1992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1998년-1992년) 이후 18년간 2연패에 성공한 선수가 없었다. 만약 모태범이 2연패에 성공할 경우 22년만에 올림픽 2연패를 일궈낸 4번째 선수가 된다.
▲ 즐비한 강호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올 시즌 8차례 월드컵 시리즈서 유일하게 두 차례 1위를 차지한 나가시마 게이시로(일본)를 비롯해 가토 조지(일본), 로날트 뭘더르와 미셸 뭘더르(네덜란드) 형제, 아르톰 쿠즈네초프(러시아), 길모어 주니어(캐나다), 터커 프레데릭스(미국) 등 강자가 즐비하다. 이들의 최고기록은 비등비등하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매달 색깔이 뒤바뀔 수 있다.
모태범은 1차레이스서 가토 조지와 레이스를 펼친다. 조지는 밴쿠버 올림픽서 동메달을 따냈다. 소치에서도 금메달 후보다. 두 사람이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서 함께 레이스를 펼친 적은 없다. 일단 모태범으로선 주변환경으로 인해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모태범 이후 19~20조 주자들이 있고 기록이 좋은 가토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이다.
모태범은 1차레이스서 우승 후보들보다 비교적 빨리 레이스를 펼친다. 우승후보들이 19조와 20조에 몰려있다. 나쁘지 않다. 어차피 메달 색깔은 2차레이스까지 펼쳐 합산 기록으로 가린다. 1차레이스서 경쟁자들의 컨디션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2차레이스서는 새롭게 조편성을 하는데, 1차레이스서 아웃코스에서 달리는 모태범은 2차레이스서는 인코스에서 달린다.
▲ 모태범의 경쟁력과 전략은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육상으로 치면 100m다. 매년 전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에서 단거리 유망주들을 배출한다. 그만큼 강호도 많고 정상 수성도 쉽지 않다. 하지만, 모태범은 2013년 3월 세계선수권 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 ISU(국제빙상연맹) 월드컵 1~4차시리즈서 527점을 쌓아 누적랭킹 1위를 차지했다. 모태범은 올 시즌 4차대회서 단 한 차례 우승했지만, 성적은 가장 꾸준했다. 모태범으로선 이게 믿을 구석이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하루에 1,2차 레이스를 모두 진행한다. 모태범은 1차 레이스서 아웃코스에서 달린다. 그러나 2차 레이스서는 반대로 인코스에서 달린다. 일반적으로 단거리의 경우 인코스가 좋은 성적을 내기가 더 좋다는 평가이지만, 모태범은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가리지 않는 편이다. 월드컵시리즈서 꾸준한 성적을 올린 건 이유가 있다.
500m서 모태범의 최대장점은 역시 막판 스퍼트다. 모태범의 초반 100m 최고기록은 9초57이다. 그러나 이는 평범한 수준이다. 모태범은 1000m에선 스타트가 빠르지만, 500m에선 그리 빠르지 않다는 평가다. 워낙 스타트가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태범은 500m에서도 초반 100m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관건이다.
또 하나. 역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강자들을 살펴보면 당일 컨디션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가깝게는 이번 대회 5000m서 실패를 맛본 이승훈이 대표적인 예다. 모태범은 올 시즌 경쟁자들과의 극심한 경쟁에서 평정심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모태범은 순간 스피드와 테크닉이 세계 정상급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2연패는 마인드컨트롤에 달려있을 지도 모른다.
[모태범.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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