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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한국 쇼트트랙은 계주에서 강점이 오롯이 드러난다.
한국 여자쇼트트랙 대표팀(심석희, 박승희, 조해리, 김아랑)이 3000m 계주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밴쿠버 올림픽 이후 8년만의 정상 탈환이다.
한국은 이날 전까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26개의 금메달을 땄다. 그 중 23개를 쇼트트랙에서 따냈는데, 6개가 계주에서 나왔다. 남자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2006년 토리노 대회서 5000m 계주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 대표팀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1998년 나가노 대회,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무려 3000m 계주 4연패를 차지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전형적으로 뒷심이 강했다. 특히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고질적인 스타트 약세로 500m서는 기를 펴지 못했지만, 1000m, 1500m는 강했다. 이런 강점이 집대성된 세부종목이 바로 3000m, 5000m 계주였다. 기본적으로 계주에 나서는 선수 대부분 지구력이 좋다. 세계적인 강호들도 한국 특유의 지구력을 이겨내지 못했었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팀워크는 계주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쇼트트랙 계주는 뒷주자가 앞주자를 강하게 밀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앞주자가 탄력을 받아 레이스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빨리 밀어주는 과정에서 역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다른 국가들이 밀어주는 과정에서 잠시 스피드가 줄어들 때, 오히려 한국은 밀어주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한 선수가 스피드를 올려 역전을 하기도 했다. 한국 특유의 지구력과 밀어주기 전략 등이 계주 최강자 지위를 유지한 원동력이었다.
여자대표팀은 4년 전 밴쿠버에서 눈물을 흘렸다.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고도 심판의 사진, 비디오 판독으로 실격됐다. 한국이 레이스 도중 다른 국가 선수들을 밀었다는 판정이 나왔지만, 사실 한국 입장에선 굉장히 판정이 애매했다. 결국 한국은 아쉽게 5연패에 실패했다. 그리고 4년을 기다렸다. 여자대표팀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 결과 8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예선부터 완벽한 호흡을 뽐냈다. 헝가리, 캐나다, 러시아를 가볍게 따돌리고 조1위로 결승에 올랐다. 스타트에서 강한 1번 주자 박승희, 막판 스퍼트가 좋은 2번 주자이자 에이스 심석희를 필두로 조해리, 김아랑이 뒤를 받쳤다. 3000m 특성상 1번과 2번주자가 한번을 더 달리게 되는데, 박승희와 심석희는 강력한 승부욕, 조해리와 공상정의 희생정신과 팀 플레이가 단연 돋보였다.
한국은 결국 우승했다. 캐나다. 이탈리아, 중국은 만만찮은 상대였다. 한국은 계주 세계랭킹 1위지만, 이들 역시 세계랭킹 2~4위다. 한국의 전략을 익히 잘 알았지만, 한국은 더 이상 당하지 않았다. 초반에 그리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페이스를 유지한 뒤, 막판 박승희, 심석희의 스퍼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레이스 막판 중국에 역전당했으나 1바퀴를 남기고 극적으로 재역전, 금메달을 따냈다. 4년 전 밴쿠버에서처럼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가슴 졸이지 않아도 됐다.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한국 쇼트트랙이 위기다. 한국은 쇼트트랙 넷째 날에서야 첫 금메달을 따냈다. 그래도 한국 쇼트트랙은 강하다. 여자 3000m 계주서 한국 쇼트트랙의 강인한 DNA가 드러났다.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한국 여자쇼트트랙 대표팀.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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