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증권가 정보지, 일명 찌라시가 가지는 단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를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예상되는 무게 역시 묵직하다.
하지만 '찌라시: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제작 영화사 수박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이런 예상을 무참히 짓밟는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같은 사회 고발 영화를 떠올렸다면 큰 실수나 다름없다. '찌라시:위험한 소문'은 적당히 진지하면서도 오락영화의 가벼움을 가지고 있고 의외의 웃음 코드로 관객들을 웃기는 그런 영화다.
이 영화는 한 여배우로부터 시작된다. 우곤(김강우)은 오디션에 응시한 여배우 미진(고원희)의 가능성을 알아본다. 이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미진을 최고의 여배우로 키워내지만 미진이 찌라시에 언급되며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우곤은 해당 찌라시의 유포자를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예상치 못했던 거대한 세력과 맞닥뜨린다.
'찌라시:위험한 소문'은 관객들이 궁금한 점을 영리하게 긁어준다. 찌라시의 세계에 깊숙이 발을 들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찌라시에 대한 궁금증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방법을 통해 유통되는지, 찌라시들이 어떠한 용도로 쓰이는지 등 '찌라시의 세계'를 살짝 공개하며 무게 대신 재미를 택했다. 이러한 재미를 가져가면서도 가볍지 않게 그려낸다. 수위 조절을 잘 한 셈.
뿐만 아니라 배우를 보는 재미도 있다. 감히 김강우가 출연한 작품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영화 중 하나라고 말할 만하다. 그와 함께 출연하는 정진영, 고창석, 박성웅, 안성기, 김의성, 박원상 등은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박성웅의 경우 차성주 역을 그만큼 소름끼치게 연기해 낼 배우가 없어 보인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캐릭터들이 가진 색이 확실하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인물과 이들을 사용하는 방법이 전형적이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웃음 코드들이 모든 관객에게 통할지도 의문이고,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에서 좀 더 친절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그래도 재밌다. 2시간이 휙휙 지나간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 스틸컷.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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