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일사불란 조직력' 男 팀추월 은메달 원동력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사불란한 조직력이 돋보였다. 이승훈(대한항공), 김철민, 주형준(이상 한국체대)의 은메달은 '팀워크'가 큰 몫을 했다.

이승훈과 김철민, 주형준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결승서 3분40초85로 결승선을 통과, 빙속 최강 네덜란드(3분37초71, 올림픽 신기록)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 팀 추월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메달을 따낸 건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 한국은 지금까지 금메달 2개(이상화, 여자 쇼트트랙 계주), 은메달 2개(심석희, 김연아), 동메달 1개(박승희)를 따냈는데 모두 여자 선수들이 주인공이었다. 전날 쇼트트랙 500m에서도 메달은 나오지 않아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하지만 이승훈-김철민-주형준이 결승 진출로 메달을 확보한 데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은 전날 8강전과 4강전서 최고의 조직력을 선보였다. 앞선 주자가 힘에 부치면 적극적으로 밀어줬고, 대열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4강전서는 '디펜딩 챔피언' 캐나다마저 꺾고 결승행을 확정했다.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더 빨라지는 지구력도 한 몫 했다. 러시아와의 8강서는 3분40초84로 결승선을 통과, 네덜란드가 4강서 기록한 3분40초79와 불과 0.05초 차이를 보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얀 블록하위센-스벤 크라머-코엔 베르베이로 구성된 최강 네덜란드와 맞섰다. 크라머와 블록하위센은 5000m에서 금,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베르베이도 1500m 은메달리스트. 쉽지 않은 상대였다. 팀 추월에 나선 3명이 합작한 메달이 무려 6개(금 2 은3 동1)였다. 하지만 최강 조직력을 또 한 번 발휘할 수 있다면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총성과 함께 힘차게 출발한 한국은 17초47의 기록으로 첫 200m 구간을 통과했고, 3구간에서는 오히려 네덜란드에 0.01초 차로 앞섰다. 순조로웠다. 하지만 8구간 0.38초, 9구간 0.52초 차로 밀린 한국은 11구간에서 1.25초 밀렸다. 그대로 순위가 굳어졌다. 4년 전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나선 네덜란드는 한층 안정된 조직력으로 나섰고,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더욱 힘을 냈다. 한국은 시작부터 전력 질주하며 기선 제압을 노렸으나 네덜란드는 강했다.

13구간에서 2.1초까지 밀린 한국은 결국 네덜란드에 3.14초 뒤진 3분40초85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충분히 대단한 결과다. 기대했던 남자 500m와 1000m, 5000m와 10000m 모두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단체전서 일사불란 조직력을 앞세워 값진 은메달을 선물했다. 남자 선수로서는 한국 선수단에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을 따낸 이승훈, 김철민, 그리고 주형준이다. 네덜란드의 경쟁 세력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준 레이스였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팀 추월서 은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결승에 나선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달리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