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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남녀의 불륜이 아니었다. 부부의 위기 극복에서 오는 가족의 따뜻함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 이하 '따말')가 24일 방송된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매회 살얼음 위를 겪던 위기의 부부들이 마지막회가 돼서야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따말'은 두 부부의 가정 위기 회복 과정을 통해 부부란 무엇이며 행복한 가정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공감과 감동을 함께 공유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극 초반부터 송미경(김지수)-유재학(지진희) 부부, 나은진(한혜진)-김성수(이상우) 부부의 이혼 위기에서 시작된 만큼 이들이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숱한 궁금증과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앞서 '따말'은 불륜을 소재로 한 만큼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여타 불륜 드라마와는 다른 시선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린다고 장담했지만 '불륜'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불륜 소재에 지칠대로 지친 시청자들은 '따말'도 여타 드라마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섣부른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따말'은 확실히 달랐다. 불륜 자체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 불륜이 시초가 되긴 했지만 그 안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던 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남녀의 불륜이 아닌 부부의 위기에 더욱 무게를 실은 것이다.
'따말'이 남녀의 불륜에 초점을 맞췄다면 그저 그런 불륜 드라마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따말'은 그 흔한 불륜남녀끼리의 키스신도 없었다. 오히려 정신적인 사랑, 지친 삶 속에 그저 기대고픈 사람이 필요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해 그 한마디를 해주는 사람에게 잠시 기댔던 것뿐이라 해도 겉으로는 명백히 불륜. 이에 당사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고자 했고 이후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뉘우쳤다. 용서를 빌었고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기 위해 노력했다. 남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자기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들만 위기에서 벗어났다면 '따말'은 용서의 드라마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따말'은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를 용서하는 드라마가 아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를 인간대 인간으로 생각하며 다시 시작하는 작품이었다. 언제든 서로를 위해 새로 시작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24일 방송된 20회에서 김성수는 "남녀 관계였으면 불가능했을 것 같아. 부부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라며 나은진과 화해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남녀 관계였다면 배신감이 우선이었을 것. 하지만 이들은 부부였기에, 사랑을 뛰어넘는 가족의 따뜻함이 있었기에 서로를 인간 대 인간으로 이해했다.
송미경, 유재학 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결혼 생활 내내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안으로는 곪았던 상처가 유재학의 불륜으로 인해 터져버렸다. 이에 송미경 유재학은 서로의 바닥을 드러냈고 이는 곧 서로의 깊은 면까지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에 두 사람은 곧 다시 제대로된 연애를 하게 됐다.
송민수(박서준), 나은영(한그루) 역시 위기 속에서 사랑을 다시 찾았다. 자신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로 인해 사랑을 접어야 했지만 그런 다른 사람들로 인해 서로를 다시 이해할 수 있는 배움을 얻었다. 방송 말미 두 사람 역시 재회하며 해피엔딩을 알렸다.
'따뜻한 말한마디'는 결국 거창하지 않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 위기의 가족이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현실적인 대사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고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한번쯤 되새기게 하는 장을 마련했다.
['따뜻한 말한마디' 마지막회. 사진 = SBS '따뜻한 말한마디' 방송 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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