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한 이닝동안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끝냈다. 이 투수의 상세 프로필을 안다면 상대로서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류택현(LG 트윈스)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등판, 1이닝 무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지현과 프로 데뷔 이후 몇 년간 비교 당한 류택현. 하지만 같이 프로에 입단했던 선수들이 하나 둘씩 선수 유니폼을 벗는 시기에도 류택현만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몇 차례 선수 생활이 끊어질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냈다.
1971년생으로 어느덧 한국 나이로 44살. 국내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에도 58경기에 나서 16홀드 평균자책점 3.07로 활약했다.
그 사이 그는 900경기 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통산 899경기 출장. 900경기는 물론이고 800경기 출장을 넘어선 선수 역시 류택현을 비롯해 조웅천(813경기·전 SK)과 가득염(800경기·전 SK) 밖에 없다. 2012년에 조웅천의 기록을 넘어선 류택현은 지난 시즌에는 프로 통산 최다 홀드 선수도 됐다.
그런 그가 25일 한신과의 연습경기에서 또 한 번 깜짝 놀랄 투구를 펼쳤다. 류택현은 팀이 4-2로 앞선 7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KKK. 선두타자 우메노 료타로에 이어 아라이 료타, 모리타 잇세이까지 모두 헛스윙 삼진을 처리했다.
류택현이 삼진을 잡아낸 선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우메노의 경우 신인 포수로 대학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미일 대학야구에서 4번을 쳤을 정도. 이어 아라이는 지난해에 119경기 나서 14홈런 51타점을 기록하는 등 한신 붙박이 1군 타자다. 모리타는 1군 경험은 많지 않지만 2군 리그 홈런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파워를 갖췄다. 이들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것.
류택현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한신과의 경기에서 이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다.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씩씩하게 자신의 투구를 펼치는 류택현이기에 900경기를 넘어 사상 첫 1000경기 출전 또한 꿈만은 아닐 듯 하다.
[25일 한신을 상대로 1이닝 3탈삼진을 기록한 LG 류택현. 사진=일본 오키나와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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