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2014년 출발이 완벽하다.
김재현(SK 와이번스)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 오키나와 연습경기 타율 .471
하지만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의 성적을 종합한다면 이날 활약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이날 전까지 타율 .429(14타수 6안타) 3타점 3득점 3도루 2볼넷 0삼진을 기록한 것.
1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현은 한화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를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때렸으며 6회에는 임기영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팀의 첫 번째, 두 번째 안타를 모두 자신이 만든 것이다.
덕분에 김재현의 스프링캠프 타율은 .471(17타수 8안타)까지 치솟았다. 김재현보다 스프링캠프에서 높은 타율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김강민(19타수 9안타 타율 .474), 한 명 뿐이다.
이날 경기에 전 김재현 옆을 지나가던 한 선수가 "지금 이렇게 치면 시즌 때 절대 그렇게 못한다"고 저주(?)를 장난스레 하기도 했지만 김재현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 "작년 홈 마지막 경기로 자신감 많이 생겨"
김재현의 헬멧은 다른 선수들과 생김새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추신수로 대표되는 '양귀헬멧'을 김재현도 쓰고 있다. 아무 이유없이 쓰는 것은 아니다. 김재현은 지난해부터 스위치 히터로 변신했다.
오른손 잡이인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우타자였다. 이후 빠른 발을 활용하기 위해 좌타자가 됐다. 이후 그는 지난해 스프링캠프 도중 맥스 베너블 전 타격코치의 제안으로 스위치히터가 됐다.
스위치 히터 첫 시즌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시범경기 때는 충수염 때문에, 퓨처스리그에서는 자신의 타구에 맞은 뒤 봉와직염에 걸려 시즌 초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6월 이후 스위치 히터 적응력을 키워갔다. 시즌 막판에는 1군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0월 3일 넥센 히어로즈전은 김재현에게 있어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홈 최종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서 3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 2볼넷 4도루로 맹활약한 것. 4도루는 김재현 자신의 한 경기 최다는 물론이고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나온 한 선수가 한 경기에 기록한 최다 도루이기도 하다. 덕분에 시즌 도루도 11개로 마쳤다.
지난해 스위치 히터로서, 그리고 1군 선수로서의 기틀을 닦은 김재현은 올시즌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우타석이 많이 편해졌다"고 밝힌 뒤 "지난해 홈 마지막 경기로 인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목표는 크지 않은 편이다. 김재현은 "일단 목표는 엔트리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겸손하게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SK는 외야수 활용이 가능한 루크 스캇까지 합류해 외야 경쟁이 더욱 치열해 졌다. 그래도 특화된 장점이 있는 김재현이기에 흐름만 이어간다면 자신만의 영역은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해보다 느낌이 좋다"고 말하며 올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김재현이 지난 시즌 막판, 스프링캠프에서의 강렬한 인상을 시즌 때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지난해 10월 3일로 기억되는 프로야구 생애 최고의 순간 역시 바뀔 수 있을 듯 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김재현(첫 번째 사진), 김재현이 26일 한화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일본 오키나와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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