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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손현주 선배와 함께 연기해보고 싶어서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 배우 윤제문이 SBS 새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극본 김은희 연출 신경수)를 선택한 이유였다.
지난달 26일 열린 '쓰리데이즈' 제작발표회는 선배인 손현주를 향한 배우들의 신뢰와 존경심으로 가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손현주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윤제문을 비롯해 장현성, 최원영, 박유천, 소이현, 박하선까지 참석한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손현주와 함께 작업하게 된데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현주는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배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뛰어난 연기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함과 배려심이다.
1991년 KBS 공채 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손현주는 신인시절 수많은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동기였던 배우 이병헌이 톱스타로 잘 나가던 시절에도 그는 조연과 단역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수년간 방송사 드라마 감독들에게 ‘넌 틀림없이 안 될거다’라는 험한 소리까지 듣기도 했다.
그렇게 20년간 무명생활을 보냈음에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천천히 연기 내공을 쌓았고 결국 조금씩 빛을 보게 됐다. 故 최진실과 함께한 드라마 ‘장밋빛 인생’부터 ‘솔약국집 아들들’, ‘결혼의 법칙’, ‘폼나게 살거야’까지 다양한 작품들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며 친근한 옆집 아저씨같은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것이다.
정점을 찍은 것은 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에서 였다. 손현주는 극중 거대자본을 상대로 외롭고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아버지 백홍석으로 분해 그간 쌓아왔던 연기내공을 여과 없이 터트렸다. 대중들은 비로소 손현주의 연기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그는 ‘추적자’를 통해 22년만에 2012년 SBS 연기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후 손현주는 SBS 드라마 ‘황금의 제국’, 영화 ‘숨바꼭질’까지 연타석 흥행을 기록하며 단순히 ‘연기 잘하는 배우’에서 대한민국에 손꼽히는 ‘명품 배우’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것만이 손현주가 존경받는 이유는 아니다. 그는 배우로서 작품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른 배우다. 연기만 잘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며 안하무인 격으로 구는 몇몇 주연급 배우들과 달리 현장의 분위기를 아우를 줄도 안다. 톱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스태프들과 격 없이 지내는 것은 물론 촬영장에서 절대 짜증을 부리거나 약속을 어기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배우 박유천도 제작발표회에서 “회식이 끝난 후 손현주 선배님께서 본인이 직접 운전하셔서 스태프들과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을 정도.
손현주는 제작발표회에서 “연기자가 혼자 잘해서 되는 일은 없다. 동료들의 힘이 가장 크다. 한 번 (집을) 나오면 보통은 3~4일에서 일주일동안 지방에 있게 되는데 동료들이 가족같다”며 “다들 그렇겠지만 난 동료들과 잘 지내는 편이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편한 형이자 동료였으면 좋겠다. 드라마는 누가 찍어도 힘들다. 어차피 힘들 거라면 재미있게 찍고 사이좋게 지내자는 게 내 생각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기로 감동을 주는 배우는 많다. 하지만 연기 외적인 모습에서까지 감동을 안겨주는 배우는 많지 않다.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배우라는 타이틀도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손현주는 남다른 배우다.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아도 주변에서 먼저 치켜세워줄 정도의 인품, 너무나도 인간적인 이런 모습들이 후배들이 그를 존경해 마지않는 이유일 것이다.
[배우 손현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골든썸픽처스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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