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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5할 8푼 8리. 승률이 아닌 롯데 자이언츠 박종윤의 연습경기 타율이다. 마무리캠프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그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주전 1루수 경쟁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박종윤은 팀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3차례 청백전 포함 6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5할 8푼 8리(17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5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청백전을 제외한 3경기(두산, 지바 롯데)에서도 8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등 방망이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주전 1루수 경쟁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는 올 시즌 최준석과 루이스 히메네스가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후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박종윤이 정규시즌에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김시진 롯데 감독으로선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 감독은 캠프 내내 박종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무리훈련이 끝난 뒤에는 "박종윤은 어퍼스윙이 아닌 라이너성 타격으로 바뀌면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변화를 주목했다. 이전까지 박종윤은 낮은 볼을 끌어올리는 타격에 능했는데, 여기에는 일장일단이 있었다. 이제는 다양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자체로 엄청난 소득이다.
박종윤은 지난달 21일 지바 롯데 1.5군과의 연습경기서 MVP로 선정된 뒤 "마무리캠프부터 박흥식 타격코치님 지도에 따라 스윙 궤도를 바꾼 것이 최근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내가 생각한대로 캠프가 잘 진행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박종윤은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김 감독도 전지훈련을 결산하며 "1루는 박종윤이 눈에 띈다"며 최준석과 히메네스의 영입으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리를 뺏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훈련에 시너지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베스트 라인업에 대한 구상을 묻자 "아직 고민중이고 때가 되면 얘기하겠다"며 "선수 개인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과감히 시도할 것이다.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베스트 라인업에 들어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종윤의 1루 수비 또한 수준급이다. 188cm의 큰 키와 날렵한 몸놀림,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파울라인을 타고 빠져나갈 타구도 박종윤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수비만 놓고 보면 최준석, 히메네스와 견줘 앞선다. 여기에 좌타자라는 이점도 있다. 타격이 뒷받침되면 베스트 라인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종윤은 올해로 프로 13년차다.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2010년부터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확실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뭔가 2% 부족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각오로 스프링캠프에 임했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정규시즌에서 보여줄 일만 남았다. 박종윤이 주전 1루수 경쟁에 또 다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박종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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