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프로야구 외국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다.
브랜든 나이트(넥센 히어로즈)는 올시즌에도 어김 없이 국내 프로야구에서 뛴다. 어느덧 한국 무대 6번째 시즌이다. 올시즌에도 나이트는 앤디 밴 헤켄과 함께 넥센 선발 마운드 한 축을 형성할 예정이다.
나이트가 국내 프로야구 팬들에게 이름을 처음 알린 것은 프로야구가 아닌 올림픽 무대다. 국가대표 야구팀이 전승 우승 신화를 이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그 시작은 미국전이었다. 그리고 당시 미국팀 선발투수는 다름 아닌 나이트였다.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11경기에 불과했던 나이트는 그 해 마이너리그에서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하지만 나이트는 미국 대표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를 펼쳤다. 4⅓이닝 8피안타 6실점하며 무너진 것. 그래도 이후 대만을 상대로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미국의 동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그 해 시즌 막바지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꿈에 그리던 빅리그 첫 승을 거둔 나이트는 이듬해 본격적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나이트는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출발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했다. 2009년 나이트는 11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소속팀 삼성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기간은 길지 않았다. 2010년 무릎 부상으로 인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4.54라는 성적을 남기고 퇴출된 것이다.
보통의 선수들이라면 이쯤에서 한국 무대 경력이 마무리 되는 것이 다반사. 나이트는 달랐다. 그는 2010년 12월 넥센과 총액 30만 달러에 계약하며 국내 프로야구에 재입성했다.
이후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무릎 부상 여파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2011시즌 30경기에 등판, 7승 15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하며 최다패 투수 멍에를 썼다. 다만 172⅓이닝을 던지며 선발투수 본연의 임무는 해냈다.
그의 성실함은 재계약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이듬해 그는 팀과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부응했다. 2012년 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난 것. 나이트는 싱커를 무기로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 최다패 투수가 다음해 곧바로 최다승 2위가 됐다.
2013년에도 넥센 유니폼을 입은 것은 물론이다. 비록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 2012시즌 압도적인 모습은 재현하지 못했지만 역시나 172⅔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시즌 종료 후 넥센은 나이트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6시즌 연속 국내 무대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수는 나이트가 세 번째다. 이전 사례는 틸슨 브리또(2000~2005년)와 다니엘 리오스(2002~2007년) 밖에 없다. 또한 다음 시즌에도 뛰게 된다면 제이 데이비스(1999~2002년, 2004~2006년)와 함께 최다 시즌 활동 외국인 선수에도 이름을 올린다. 어느덧 나이트가 국내 무대에서 던진 이닝도 697⅔이닝에 이른다.
물론 나이트의 경우 약간은 특별한 케이스다.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당장의 성적'을 요구하는 반면 팀을 키워가던 넥센은 외국인 선수에게도 기다려줄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이트 특유의 성실함과 노력이 없었다면 '6시즌 연속'이란 기록은 결코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쉽지 않은 여건을 뚫고 이뤄낸 '장수 외국인 선수' 타이틀이기에 그의 한국 무대 6번째 시즌은 더욱 값지다.
[브랜든 나이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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