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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할배’ 나영석PD는 특유의 예능감 넘치는 말투로 열흘간의 여행을 설명했지만, 함축적으로는 “할배들을 위해 배낭여행의 묘미를 더욱 살렸다. 조금 더 힘든 ‘중급’ 배낭여행이 될 것”이라는 게 골자였다.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신촌비즈센터에서 진행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 스페인편’ 관련 기자간담회에는 나영석PD가 자리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날 나PD가 가장 크게 강조한 것은 비록 70대 후반의 할배들이지만,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못지않게 ‘빡센’ 여행이었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유럽’과 ‘대만’ 여행이 배낭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도해 볼 법한 ‘초급’ 배낭여행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중급’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는 것. 여행지 선택 역시 이를 고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방문했던 서유럽이나 아시아권 보다는 비교적 낯설고, 이국적 풍경이 강조되는 스페인을 결정했다. 한 겨울에 떠난 여행이니 만큼 온화한 날씨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지난 1월 열 흘간 떠났던 스페인 여행에 대해 나PD는 “이번 스페인은 여행의 방점을 찍는다. 관광은 좋은 그림을 보여주고 정보를 제공한다는 거라고 한다면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떠나서 느끼는 평범한 여행의 감성들을 더 많이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젊은 친구들이 배낭여행가서 친구들이랑 싸우기도 하고, 지쳐서 쓰러지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이 할배들도 원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어느 정도 시청자 분들도 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굳이 어르신들 모시고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라고 하실 수 있지만 그게 할배들에게도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라고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나PD는 할배들과의 두 번의 여행 동안 ‘비단 편하고 즐거운 것은 기억에 남는 여행이 아니다’고 생각했다. 일상과는 같지 않은 낯설고 불편한 현실이 바로 여행의 묘미라는 것. 그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위해 연출을 최대한 배제했다.
‘꽃보다할배’의 재미에 대해서 나PD는 “재미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제 연출력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여행이라는 게 또 그런거다. 여행을 갔을 때 너무 엄청난 일이 일어나진 않는다. 몇 번의 작은 감정 소모와 몇 번의 어려움들이 모아진다”며 “3년 전에 연출을 했더라면 더 재미있게 양념을 뿌리고 더 많은 설정을 깔려고 생각했을 텐데 저는 더 재밌는 콘텐츠라기보다는 더 자연스러운 콘텐츠를 보여드리고 싶다. 시청자분들이 공감의 포인트를 가지고 보신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PD는 특히, 짐꾼인 이서진에 대해 무한 애정을 보였다. 할배들과 여행을 가는 한 이서진과 계속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 제작진 측의 바람. 두 번의 여행을 거친 만큼 가족처럼 편안해진 이서진과의 다툼이 이번 ‘꽃보다할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 나PD는 “제작진과 이서진의 싸움이 이제는 밀당을 넘었다. 예의, 체면을 차릴 것 없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아귀다툼이다. 이서진 입장에서는 할배들의 편에서 뭐든 빼앗아 내려고 하고, 제작진은 방송의 룰과 선을 지키려고 한다. 이서진과 제작진 예상보다 많이 치열해 난투극 수준이다. 예상보다 많이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재밌는 포인트였다. 예전엔 ‘이러시면 안되죠’였는데 지금은 ‘뭐하는 거야’, ‘거기 서!’, ‘잡아!’, ‘저거 도둑놈 아냐’ 이런 수준의 대화가 나온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나PD는 “저에게 여행은 단순하다. 여행은 일상의 반대다. 배우들이든 예능인들이 됐든 누구든 간에 새로운 언어, 새로운 환경, 새로운 땅, 그 안에 갔을 때 마치 어린 아이로 돌아가듯이 실수하고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 나온다. 성인의 감정이 아니다. 두근거리는 초등학생이 엄마 따라 시장에 처음 갔을 때의 감정을 돌릴 수 있는 게 여행의 장치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꽃보다할배 스페인편’은 오는 7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꽃보다할배 스페인편’포스터. 사진 = tvN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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