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우리 역량으로 갈 수 있을까요?” “준비와 집중이 중요하다.”
전자랜드와 KT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 두 팀은 정확하게 2년만에 다시 만났다. 2011-2012시즌 당시엔 정규시즌 3위 KT가 6위 전자랜드에 3승2패로 승리하고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2년 전 KT에 있었던 찰스 로드가 이젠 전자랜드에 몸 담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선수구성도 확 달라졌다. 하지만, 팀을 지키는 사령탑은 유도훈 감독과 전창진 감독으로 같다.
전창진 감독은 마음을 비운 듯한 모습이었다. 전 감독은 “우리 역량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갈 수 있을까요?”라고 취재진에게 웃으며 되물었다. 전 감독은 안다. KT의 냉정한 현 주소를. 멤버 자체가 강력하지 않은 KT는 사실 포스트시즌 우승과는 약간의 갭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전 감독은 심지어 미디어데이서 “다들 우리랑 붙고 싶어했을 텐데요”라고 했다.
전 감독은 “전자랜드는 2년 전에도 구성원이 좋았다. 우린 그때도 상황이 어려웠다”라며 “(김)우람이는 엄청 긴장하더라. 올 시즌 기대이상으로 잘해줬는데, 두고 봐야지”라고 했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은 KT. 전 감독은 “눈빛이 빛나는 선수는 송영진, 조성민”이라고 했다. 일찌감치 어려운 승부를 예측한 것이다. 전 감독은 “리빌딩이 참 쉽지 않다. 그래도 종범이와 승원이는 가능성이 보인다. 키워야지”라고 했다. 승패를 떠나서 이번 포스트시즌서 KT 젊은 선수들이 많은 걸 얻길 바랐다.
전 감독의 예상과는 달리 KT는 경기 초반 전자랜드를 압도했다. 전태풍과 후안 파틸로의 파괴력이 대단했다. 전자랜드는 흥이 난 두 사람을 제대로 수비하지 못했다. 결국 KT는 예상을 뒤엎고 1차전을 가져갔다. 전 감독은 “팀 수비에 약하다. 코트에서 쉬는 시간이 많다”라며 파틸로를 걱정했다. 그러나 1차전 뚜껑을 열어본 경과 그 정도는 아니었다. KT는 기선을 제압하면서 전태풍과 파틸로가 살아난 것이 엄청나게 고무적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평상시대로 “우리가 다음에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이 시간이 내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이어 “2년 전 6강 PO맞대결이 생각난다. 예나 지금이나 국내 4번이 1대1로 많은 득점을 하는 팀이 아니다”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KT는 강하다. 분위기를 휩쓸리지 않으면 된다. 1차전서 모든 걸 걸어야 한다”라고 했다.
전자랜드는 경기 초반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특유의 톱니바퀴 외곽 로테이션 수비가 허물어졌다. 전태풍과 파틸로에게 연이어 외곽슛을 얻어 맞았다. 결국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갔다. 중요한 건 한 번 넘겨준 분위기를 좀처럼 되찾아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반 들어 전열을 정비한 뒤 추격에 나섰으나 KT의 신바람에 무너졌다. 전자랜드는 유 감독이 강조한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 다음을 생각한 플레이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위기에서 경험 많은 선수가 부족한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포웰에게 극도로 의존하는 약점을 또 한번 노출했다.
전 감독은 마음을 비웠으나 내심 승리도 꿈꿨다. 승기를 잡자 놓치지 않았다. 유 감독은 경기 초반엔 흔들렸으나 막판 차분하게 대응했다.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 포웰이 대폭발하며 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마음을 비운 전 감독의 승리였다. KT는 1차전 승리로 너무나도 많은 걸 얻었다. 전자랜드는 2차전서 모든 걸 정비해야 할 입장이다.
[전창진 감독(위), 유도훈 감독(아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dy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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